◎빌바오에 구겐하임박물관 세워분열과 테러의 땅 스페인 바스크지방 빌바오에 화합과 발전, 예술과 사랑을 상징하는 구겐하임박물관이 19일 문을 열었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등 5,000여명의 축하객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관식을 가진 구겐하임박물관은 문화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함의까지 담고 있다. 빌바오는 바스크분리주의자들이 스페인정부를 상대로 이 지역의 분리독립을 위해 지난 30년동안 끊임없이 테러를 자행, 800명이 사망하는 등 「반란의 진앙지」이다.
스페인 정부와 바스크 지방정부, 뉴욕에 본부를 둔 구겐하임재단은 이 지역의 발전계획의 하나로 예술의 진수를 맛보게 하고 지방 재원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박물관을 빌바오에 건축키로 했다. 하지만 바스크분리주의자들은 박물관 추진계획이 독립의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었다. 하지만 바스크 지방정부가 산업쇠퇴와 바스크분리주의자들의 폭력으로 얼룩진 도시의 이미지를 혁신과 발전, 세계를 향한 웅비의 중심지로 바꾸자며 설득에 나선 덕분에 대부분의 지역주민들이 박물관 건립에 적극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박물관 건설에 착수한 구겐하임재단과 바스크 지방정부는 공사비 1,000억원을 들여 7만9,300㎡규모의 박물관을 완공했다. 미국 플랭크 게리가 건축한 구겐하임 박물관은 티타늄과 나무를 주소재로 사용해 화려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우아하고 고전적인 맛이 배어있다. 특히 요동치는 듯한 건물의 외양과 배모양을 한 19개의 전시실은 박물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박물관 운영을 맡은 구겐하임재단은 연중내내 기획 전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개관기념으로 「구겐하임박물관과 20세기의 예술들」이라는 특별전시회를 갖는다. 이번 개관전시회는 구겐하임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유명화가들 작품 1만여점에서 선별한 피카소 샤갈 마티스 몬드리안 등 거장들의 명작 300여점이 전시된다.
바스크 지방정부 총리 호세 안토니오 아르단자가 개관기념사에서 밝힌 것처럼 빌바오의 구겐하임 박물관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향한 도약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테러 무대가 될지 주목된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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