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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때문에 학교가기 싫어요”/초중고생 30%가 “당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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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때문에 학교가기 싫어요”/초중고생 30%가 “당해봤다”

입력
1997.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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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자살 주요원인 되기도/가해자엔 바른 욕구표출 방법/피해자엔 대인관계기술 교육을반에서 5등내에 들고 미술을 잘해 학급미화담당을 도맡아 하다시피 하는 강은진(가명·중3)양은 친구들이 자신을 따돌린다는 생각에 학교가기가 고통스럽다. 친구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학용품을 빌려주거나 과자를 사기도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섭섭한 마음만 커진다. 친구들이 수군대면 자기를 욕하는 것같아 쉬는 시간에도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로 피해의식은 실제상황보다 부풀려지기도 한다.

따돌리기는 어느 집단에서나 존재하지만 또래집단의 영향이 큰 청소년시기의 경우 졸업이후에도 대인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깊은 상처를 주게 된다. 자살의 원인이 될 만큼 심각한 문제지만 의외로 요즘 청소년사이에는 따돌리고 따돌림을 당하는 일들이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

「청소년 대화의 광장」이 전국의 초·중·고교생 약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을 따돌린 경험이 있는 학생이 48%, 따돌림을 당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30%를 차지할 정도다. 덩달아서 따돌린다는 응답도 42.2%에 이르렀다.

청소년 대화의 광장이 주최한 「따돌리는 아이들,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세미나(16일 하오 2시30분, 본원 강당)에서 발제를 한 구본용(본원 상담교수)씨는 집단 따돌리기를 『청소년기의 욕구좌절이 공격적 성향으로 나타난 것』으로 파악한다. 좌절감을 야기한 학교나 교사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인 동료를 향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수동공격적 행동」이다. 따돌리기에 주도적이지는 않지만 동조하는 학생의 경우 동기는 또 다르다. 소속집단에서 배척받지 않기 위해 덩달아 나서는 것으로 집단 행동이라는 점에서 좌책감을 덜 느껴 사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청소년들이 흔히 하는 따돌리는 방법은 「전혀 말을 걸지 않거나 상대를 하지 않는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약을 올린다」 「등교길이나 하교길에 자기들끼리만 간다」 「점심 시간에 같이 밥을 먹지 않는다」 등.

그는 『친구를 따돌리는 행위가 후회나 죄책감을 안겨주는 등 스스로의 인격형성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 『가해학생에 대한 지도는 이들의 욕구좌절을 먼저 이해하고 올바르게 표출할 수 있는 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한편 따돌림을 당한 아이들은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거나 무기력하게 가만히 있음으로써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토론자로 나온 원호택(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따돌림을 당하는 청소년들의 특성으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혼자 있는 쪽을 선호하는 것, 자기중심적이라는 점을 든다. 자신의 신체나 용모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반대로 자기 외모에 대해 자기애적 경향을 지니는 경우도 또래들로부터 배척당하게 된다.

사례발표를 한 김진희(본원 상담교수)씨는 『먼저 피해자로 하여금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하며 적절한 정도의 자기노출, 상대방의 요구나 감정상태에 공감하는 방법 등 대인관계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또 『자신과 맞지 않는 친구와 가까워지려고 억지로 노력하거나 친구사이의 일상적인 어긋남에 대해 지나치게 고민하지 않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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