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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에 쓸려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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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에 쓸려간 국감

입력
1997.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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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빠진 출발 후반부엔 비자금정쟁 소일 감시기능 소홀국회는 18일 건교위의 건설교통부 감사를 끝으로 1일부터 시작한 18일간의 정기국회 국정감사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선을 불과 두달 앞두고 진행된 올해 국정감사의 풍속도는 신한국당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 보유의혹을 주장한 7일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초반 국감은 국민회의가 예년과 달리 공세 수위를 낮추고 피감기관도 긴장도가 떨어진 채 감사에 응하는 바람에 맥빠지게 진행됐다. 그러나 7일 김총재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뒤 국감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사활을 건 전투장」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이번 국감은 국회가 행정부 등 피감기관에 대한 비판과 감시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초반에도 대선후보와 관련된 기관에 대한 감사에서는 의원들의 정치공세가 거셌다. 국감 첫날인 1일 건교위의 경기도 감사에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소속의원들은 대선에 출마한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실정」을 주로 추궁했다. 6일 건교위의 서울시 국감에서도 의원들은 대선출마를 위해 서울시장직을 사퇴한 조순 민주당총재를 집중적으로 겨냥했다. 같은날 국방위의 병무청 감사에서는 야당의원들이 이회창 신한국당총재 두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에 감사의 초점을 맞추었다.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국감 중반 이후 법사위 재경위 정보위 등에서는 연일 비자금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신한국당 의원들과 이를 막으면서 비자금 관련자료 불법작성 경위를 추궁하는 야당의원들간에 불꽃튀는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17일 법사위 재경위 운영위 등에서는 비자금사건을 둘러싸고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의원들간에 막판 대격돌이 벌어졌다.

비자금사건 파장으로 예년의 경우 뜨거운 쟁점이 많았던 건교위 농림해양수산위 보건복지위 등 여타 상임위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못했다. 보건복지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에서 검출된 O-157 대장균 파동이 국감 초반 집중 거론됐으나 별다른 대안 제시 없이 막을 내렸다. 건교위에서도 의원들은 경부고속철도 등 대규모 국책사업의 문제점을 제대로 들춰내지 못했다.

폭로성 발언이 현저히 줄어들고 뚜렷한 「국감스타」가 부각되지 않은 점도 이번 감사의 특징이다. 국감보다는 대선정국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져 의원들의 감사준비가 예년보다 부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신한국당 박시균 백승홍 맹형규, 국민회의 한화갑 방용석 의원 등은 건설 교통 환경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나 보고서 등을 통해 대안을 제시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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