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혁명영웅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장례식이 사망 30년만인 17일 쿠바 산타 클라라에서 10만 인파의 애도속에 성대히 치러졌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국가평의회 의장이 직접 주도한 장례식은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는 등 「국장」과 다름없는 쿠바 최대의 추모행사로 기록됐다. 카스트로는 『그 누구도 투사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우리의 혁명의지를 꺾을 수 없다』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그의 업적을 되새겼다.산타 클라라는 체 게바라가 58년 12월31일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린 인구 22만명의 중소도시로, 주민들은 아직도 그를 구세주로 떠받들고 있다. 8세 소녀인 아레타 로드리게스는 『그는 정직하고 용감하며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운 영웅』이라고 말했다.
혁명열기를 볼리비아에 전파하려다 67년 10월9일 처형됐던 그는 7월 곡절끝에 쿠바로 유해가 돌아온 뒤 이날 안장됨으로써 파란만장했던 삶이 역사에 묻히게 됐다. 그러나 남미대륙에 뼈를 묻고 혁명의 씨앗을 뿌리려 했던 그의 뜻이 결실을 맺을 가능성은 희박한 실정이다. 카스트로도 이날 무장투쟁을 통해 남미에서 미제를 몰아내고 혁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체 게바라의 신념은 애써 무시했다.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전역에서 혁명의 불꽃이 잦아든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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