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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판 줄리엣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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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판 줄리엣 피살

입력
1997.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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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이 신교도 남자와 사귄다” 총맞아종교의 차이가 사랑하는 두 남녀의 결합을 깨뜨리고 말았다.

북아일랜드 아갈레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고든 그린(19)과 사랑을 키워가던 베나데트 마틴(18)양은 7월15일 새벽 4시 한 괴한으로부터 머리에 4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범인으로 지목된 36세의 신교도는 현장에서 검거됐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파티장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인근 루건마을의 한 식품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사랑을 나눴다. 그러나 순박한 이들의 사랑은 결국 북아일랜드에서 일고있는 「피의 종교분쟁」의 또다른 희생양으로 끝을 마감했다. 가톨릭 집안의 마틴은 전날 공장일을 마치고 신교도인 그린과 꿈같은 저녁시간을 보낸뒤 그의 집에서 함께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그들이 다니던 식품공장의 매니저 로드니 매카페티씨는 『마틴은 베고니아와 장미를 좋아했고 항상 생기발랄했던 금발머리 소녀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부모도 『아일랜드공화군(IRA)이 가톨릭과 신교도중 어느 쪽인지를 물을 정도로 마틴은 순진했다』고 회상했다. 사건직후 마틴의 어머니는 복수해야 한다는 집안의 압력을 끝내 물리치고 『그 애의 죽음이 마지막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번 사건이 마치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같다며 마틴의 장례식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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