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막을 내린 「97 세계연극제 서울―경기」는 「값비싼 공부」였다. 45일간 113편의 연극 무용 공연이 펼쳐진 페스티벌은 방만한 진행으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많은 교훈과 노하우를 남겼다. 민간주도로 큰 사고없이 대규모행사를 치러낸 데에는 박수를 보낼만하다. 다만 올림픽처럼 문화행사를 치르겠는 생각이 문제의 근원. 우리 연극계가 목말라 하는 주제에 대한 고민과 실속있는 진행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방대한 규모비해 볼만한 작품 적어
공연수준=26개국 113편의 방대한 규모에 비해 볼만한 작품이 적었다는 사실은 개막 때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해외공연 중 연극 「트로이의 여인들」 「페드라」 「아무도 대령에게 연락하는 않는다」 「카포니노」, 무용 「메이비」 등은 국내 공연계에 보편적 정신과 세련된 형식으로 충격을 던졌다. 국내 출품작의 경우 대표작을 일람한다는 의미는 있었으나 신작이 없어 실험과 도전의 장이 되지 못했다. 과천의 세계마당극큰잔치는 개개 공연의 수준을 떠나 야외에서 열려 흥겨운 지역축제의 역할을 수행했다.
○관객 27만명에 2억7,000만원 적자
관객과 흥행=총관객 약 27만여명, 예산 33억원, 적자 2억7,000만원. 무료로 열린 세계마당극큰잔치에 17만9,000여명이 몰렸다. 서울의 해외 공식초청공연엔 3만9,000여명, 유료율이 55%안팎이다. 유료관객수가 예상보다 적었고 기대한 몇몇 공연이 참패하는 바람에 적자가 났다. 결국 ▲일반인을 끌어들여 연극의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외국관광객을 유치, 국내 연극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적은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적 분산으로 축제분위기 안살아
대회진행=공식초청공연, 세계마당극큰잔치 등이 6대륙과 국내 대표작을 모두 포괄한 데다가 연례행사인 서울연극제, 베세토연극제를 더하고 세계대학연극축제, 무용행사인 창무국제예술제까지 모두 조직위가 총괄, 방만한 진행이 불가피했다. ▲지역적으로 분산돼 축제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았고 ▲통합전산망(티켓네트)이 실효를 얻지 못한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초청된 극단도 1,800만원의 지원금 중 250만∼300만원씩 받지 못했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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