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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구조조정 ‘병목단계’ 돌입/몰락기업 자구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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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구조조정 ‘병목단계’ 돌입/몰락기업 자구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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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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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대 폭주불구 진척은 1조도 안돼한계기업도산을 통한 산업구조조정이 「병목(bottleneck)단계」에 접어 들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보 삼미 진로 대농 한신공영 기아 쌍방울 태일정밀 등 올들어 연쇄몰락한 8개 대기업들이 처분키로 한 자구물량은 무려 10조원대에 달하고 있지만 진척은 1조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는 부실기업 도산 및 자구를 통한 현재의 산업구조조정이 국민경제가 소화할 수 있는 한계수준을 넘어섰음을 뜻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간에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기업도산과 대형 자구물량의 폭주로 구조조정이 병목상태에 도달한 것 같다』며 『이는 금융기관 부실화를 재촉하고 기존 기업들의 자구노력도 더디게 한다』고 지적했다. 모그룹 기조실 관계자도 『부실이 오기전에 미리 부동산 등을 처분하려해도 기존 매물도 안팔리는 상황에서 선뜻 실행에 옮길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부실기업들의 처리상황은 다음과 같다.

◆한보: 한보철강 인수협상은 2조원을 제시한 포철-동국제강과 최소 4조원이상을 요구한 채권단의 가격차이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채권단은 최악의 경우 한보철강을 채권단이 직접 떠안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장기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한보건설(전 유원건설)도 법정관리하에서 매각을 추진중이나 원매자가 없는 상태다.

◆기아: 화의 및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아그룹은 당초 2조7,166억원의 부동산 및 자산처분계획을 마련했으나 이행은 1,479억원(5%)에 그치고 있다. 28개 계열사 가운데 다스코만 계획대로 청산됐고 모스트의 일부지분이 매각됐을 뿐 나머지 계열사의 처분 및 합병은 진척이 없고 현대 대우 등과의 공동경영계획도 사실상 백지화했다.

◆삼미: 법정관리가 개시됐지만 재산보전관리인이 교체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봉강·강관공장을 인수한 포철이 강판공장 인수의사를 표명했으나 협상은 제자리상태다.

◆진로: (주)진로 진로쿠어스맥주 진로인더스트리즈 진로건설 진로종합식품 진로유통 베스토아 G-TV 등 8개 계열사에 대한 화의절차가 진행돼 매각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 진로측은 부동산(56건 1조1,97억원) 주식(5건 1,736억원) 계열사(11건 3,691억원) 등 매각을 통해 1조9,148억의 자구추진을 계획했으나 실적은 7건, 2,169억원(11%)에 그치고 있다.

◆대농: 미도파는 채무상환이 유예됐고 (주)대농은 법정관리로 들어갔다. 대농중공업과 메트로프로덕트도 인수가 늦어져 각각 법정관리와 화의로 넘어갔다. 계열사처분은 대농유화 미도파푸드시스템 등 8개를 1,800억원에 매각, 당초 목표(2,300억원)에 근접했으나 부동산은 목표액 4,600억원중 반월공장매각으로 20억원만 이행됐다. 전체 자구진도는 27%에 머물러 있다.

◆한신공영: 법정관리이전 5,471억원의 자구계획을 세웠으나 진행실적은 거의 전무하다.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은 한신공영의 제3자매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출금 출자전환을 검토중이다.<이성철·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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