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동마을 긴장과 불안/부천사는 아들,농사돕다 피랍/병력 증원배치학교수업 중단【파주=김혁·이진동·이동준 기자】 북한의 무장군인들이 17일 상오 판문점 부근 군사분계선 남측지역에서 민간인 2명을 납치한 직후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 등이 즉각 대응태세에 들어간 가운데 경기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일명 「대성동마을」은 온종일 긴장감과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날 어머니 홍승순(68)씨와 함께 북한군에 피랍된 김용복(41·개인택시운전사·경기 부천시 상일동)씨는 대성동에 살고 있는 부모님의 벼베기를 돕기위해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부천 집을 지키고있던 김씨의 아들(13·S초등 6년)은 할머니와 아버지가 피랍된 사실을 전혀 모른채 천진한 목소리로 『아빠 엄마가 아침 일찍 대성동 할아버지댁으로 농사를 도와주러 갔다』며 『밤늦게 돌아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피랍된 김씨의 아버지 김근수(68)씨의 집에는 다정(11·대성동초등학교 4년)양 등 손녀딸 3명이 불안해 하며 집을 지키고 있었다. 다정양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나쁜 북한군이 할머니와 작은 아버지를 붙잡아갔다』며 『국군아저씨들이 할머니와 작은 아버지가 무사히 돌아오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를 비롯,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인부 3명은 우리 군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부대에는 경계강화지시가 내려졌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 유엔군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대성동에 완전무장한 병력이 증원배치돼 주민들은 출입을 삼갔다.
마을주민 김동수(42)씨는 『이곳 지리에 익숙한 주민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었을 리가 없다』며 『납치된 주민들이 하루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성동초등학교 교사 권영수씨는 『군당국으로부터 북한군인들이 주민 2명을 납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수업을 중단하고 아이들을 모두 귀가시켰다』며 『접적지역이지만 평소에는 평온했던 마을에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편 임진각과 303땅굴 견학을 왔던 안양예고 학생 3백여명과 국내외 관광객들은 북한군의 대성동주민 납치사건이 전해지자 하오 3∼4시 사이에 서둘러 되돌아갔다. 그러나 일부 관광객들은 전망대의 망원경을 통해 북쪽 동정을 살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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