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법치주의 표방으로 금주령 등 법 준수에 모범/경연통해 지도자역량 연마 중신들 재직 길고 청렴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세종대왕의 통치철학과 이념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이영덕)이 세종 탄생 600주년을 기념해 17일 연구원 대강당에서 「세종시대 문화의 현대적 의미」를 주제로 마련한 학술대회에서는 역사 사상 어문 예악 정치 법제 경제 과학 등 분야별로 세종의 업적이 재평가됐다.
부산대 국민윤리교육학과 조남욱 교수는 「세종의 통치이념과 그 현대적 의의」를 주제로 발표, 『인간 존중의 인륜사회 구현이 세종의 정치이념이었으며 이를 위해 국민생활에 가장 중요한 농사와 누에치는 일(경제) 및 교육진흥을 시정의 제1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세종시대의 정치가 여러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배경을 인도적 법치주의에서 찾았다. 그는 『세종은 「법은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행하기가 어려운 것」이라는 명제 하에 어떤 특권의식도 용납하지 않았다』며 『금주령이 내려진 가운데 신하들이 건강을 위해 술 마실 것을 권하자 「나는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술 쓰는 것을 금하는 것이 옳겠는가」라며 법 준수에 모범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종은 잘못이 있는 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처벌했다는 것. 저명한 성리학자 김숙자가 곤장을 맞는가 하면 황희는 사위 등의 잘못을 비호하다 2번이나 파면됐고 집현전 응교 권채는 노비학대를 이유로 논죄되기도 했다.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김재영 교수는 「세종대왕의 정치지도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세종시대와 오늘의 정치상황을 비교했다. 김교수는 『세종은 뛰어난 자질과 높은 인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항상 강한 책임의식을 느꼈다』며 『현재의 지도자들이 일관성 없는 구호를 내놓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반면 세종은 확고한 이념을 갖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세종의 훌륭한 정치는 건실한 관료와 탄탄한 제도를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 지도자들이 수많은 자문기관을 두고도 세금만 축내는 어용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반면 세종은 경연(임금이 신하들과 함께 공부하는 제도)을 통해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끊임없이 연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종의 인사 특징에 대해 중신의 재직기간이 길었으며 모두 청렴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황희는 세종재위 거의 전시기를, 맹사성 최윤덕 신개 하연도 5년 이상 재상으로 재직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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