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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주최 대선후보 특별강연회­토론내용

입력
1997.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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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정치 청산”“과거 관행”/비자금 5인5색 난타전/이회창 “나쁜 과거관행 무죄근거 안된다”/김대중 “여 불리해지니까 판깨려는 의도”/김종필 “비자금 조사 누가 하든 공정해야”/조순 “폭로된 이상 전모 제대로 밝혀야”/이인제 “위기처한 국가위해 불복 불가피”□사회

봉두완(전 한국일보 워싱턴 특파원·전 TBC앵커맨·광운대 신방과 교수)

□질문자

김일영(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김대희(변호사·법무법인 대륙)

김광희(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남인순(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김정(고려대 정치학 석사)

5명의 대선후보들은 각 15분씩의 주제 강연을 한뒤 방청석을 대표한 5명의 질문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김대중 국민회의후보에게)강연에서 비자금 논쟁을 자제하고 경제를 살리자고 주장했는데, 이는 경제회생을 이유로 정치자금문제를 봉합 하자는 것이 아닌가.

『과거 정치자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 정치인 모두 받았다. 야당당수이기 때문에 여당만큼은 받지 못했지만 다른 야당의원들보다는 많이 받았을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수수 여부가 아니라 정치자금을 개인적으로 소지했느냐 아니면 공적으로 사용했느냐 여부이다. 신한국당이 폭로한 친·인척 40여명의 계좌 3백80억원에 대해서는 내일이라도 국회를 통해 당사자들을 소환, 조사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당내경선에서 수백억원을 썼던 사람들이 하필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부당하다. (비자금)조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조사는 선거가 끝난뒤에도 할 수 있다』

―비자금문제 제기를 「정치판 깨기」로 연결시키고 있는데, 판을 깬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신한국당은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대세가 불리해지니까 비자금문제를 들고 나왔다. 제1야당후보이며 국민지지도 1위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것은 판을 깨자는 것이다. 비자금 수수 여부를 밝히는 것은 검찰 소관사항이다. 신한국당이 검찰에 수사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큰 문제이다. 우리는 참을 때까지 참겠지만 나중에는 대응하게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되면 선거판이 어렵게 된다. 선거전이 이전투구로 흐를까 염려된다』

―(이회창 신한국당후보에게)강연에서 구정치행태를 비판했지만 신한국당은 비자금 폭로과정에서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구정치행태를 보여주었다. 금융실명제 위반이라는 절차적인 위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법관시절 위법절차에 대해 단호한 판결을 많이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강연회에서 비자금문제와 부정축재 문제를 비켜가려고 했다. 그러나 김대중 총재가 직설적으로 말해 약간 말을 해야겠다. 우리의 입장은 국민으로부터 제보를 받았고 이를 국민앞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자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폭로가 적절한가 여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단순한 흠집내기 또는 폭로로 비쳐지면 내 이미지에도 감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높은 차원에서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김대중 총재는 국회에서 얼마든지 밝힐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지난해 총선때 야당은 92년 대선자금을 검찰 또는 특별검사제도도입을 통해 밝혀내자고 주장하지 않았는가. 이번 비자금문제도 바로 92년 대선자금문제이다. 왜 이 시점에서 폭로했는가는 제보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관행이라해도 나쁜 관행은 정상참작의 대상일 뿐 무죄의 근거는 아니다. 낡은 상식을 깨자. 김대중 총재에게 이런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김영삼 대통령도 정치자금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보가 없더라도 김대통령 비자금을 수사해야 한다고 보는가.

『아무런 제보 없이 수사를 할 수는 없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근거가 있으면 할 수 있다』

―김대통령 비자금에 관한 제보가 있다면 수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인가.

『지금 김대중 총재 비자금과 같은 정도의 제보가 있다면 수사해야 할 것이다』

―(이인제 후보에게) 신한국당 경선결과에 불복한 것은 본인이 타파를 주장하는 구정치행태를 답습한 것 아닌가. 이후보가 수권태세를 갖추지 못했고 참신한 인재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선에 승복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출마를 했고, 그에 따른 고민도 많았다. 개인의 이익추구때문에 불복했다면 냉혹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국가적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나라에 헌신하기 위해 나왔다면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이다. 수권태세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 정치는 전환점에 와 있다』

―(김종필 자민련후보에게)김후보도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비자금문제가 어떻게 마무리돼야 하고, 신한국당의 고발과 검찰의 대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나는 비자금문제로부터 자유롭다. 비자금문제는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도리이다. 신한국당은 증거를 보다 더 자세히 제시해 국민들이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 검찰이 수사를 하든지 국회의 국정조사 또는 특별검사가 조사하든지 아주 공정히 조사돼야 한다』

―(조순 민주당후보에게)구정치를 비판했는데 조후보는 김대중 총재의 도움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현재는 민주당에 몸담고 있다. 구정치에 몸을 담은 것이 아닌가.

『시장에 있을 때만 해도 정치판을 잘 몰랐다. 야당이 분열됨으로써 본인이 민주당으로 가게 됐다』

―(김대중 후보에게)과거의 정치자금에 대해 세금을 안낸 것은 관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잘못된 관행이라도 법에 어긋난다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것 아닌가.

『사퇴요구는 공교롭게도 여론조사에서 2, 3위를 하고 있는 분들이 했다. 증거도 나오기전에 제1야당 총재이자 대선후보, 특히 여론조사 1위를 하고 있는 후보를 물러 가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법률가출신 후보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나보고 사퇴하라고 하기전에 더 열심히 노력해 국민의 지지를 더 받는게 옳을 것이다』

―(이회창 후보에게)비자금폭로 이후에도 후보들 지지도에 변화가 없다. 국민이 불감증에 걸린 것인가, 아니면 신한국당 주장에 국민이 공감하지 않기 때문인가.

『아직은 국민이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깨닫기 전이라서 그렇다. 단순한 폭로나 깎아내리기, 특정인에 대한 흠집내기가 아니라 낡은 정치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정치로 향하기 위한 것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알게 되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기록을 위해 말하겠는데 나는 김대중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적이 없다』

―(조순 후보에게)강연에서 비자금정국이 여야간 승패 없는 싸움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양비론적 시각 아닌가.

『폭로로 불거져나온 이상 그 전모가 제대로 밝혀짐으로써 우리 정치문화의 진상이 어떤지를 국민이 제대로 아는게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21세기를 제대로 맞이할 수 있느냐 없느냐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정리=신효섭·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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