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절차따라 처리 서둘지도 늦추지도 않을 것/그간 신한국 주장 충분검토… 상부결단에 달려박순용 대검중수부장은 16일 신한국당의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고발과 관련, 『주장으로 오가던 것과 정식 문서로 고발한 것은 차이가 있다』고 말해 처음으로 수사착수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박중수부장은 이날 하오4시께 이원성 대검차장과 숙의를 거친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은 통상적인 고발사건 처리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처리하되 일부러 서둘지도, 늦추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통상절차란 무엇인가.
『대검총무과에 고소·고발장이 접수되면 대검의 어느부서에 넘겨야 하는지를 검토해서 해당부서에 넘긴다. 해당부서는 또 이 고발건을 일선 지검에 내려보낼지, 자체처리할지 결정한다. 고소·고발장은 관할 검찰청에 제출해야 하나 대검에 내면 관할 검찰청 사건과에 내려보내 처리한다』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는 의미는.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시간을 오래 끌면서 신중하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어떤 단계인가.
『대검총무과에서 해당 부서인 중수부로 넘겨 기획관이 서울지검에 내려보낼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지검에 보내는 것은 늦출 이유가 없다. 하루 내에 결정될 것이다』
―서울지검에선 어떻게 처리하나.
『통상의 경우 사건과에서 입건 여부를 판단한 뒤 입건이 필요할 경우 사건번호를 매겨 정식 사건화하고 주임 검사를 배정한다. 입건 대상이 아니면 별도의 처리과정을 밟고 불입건 사유를 고발인에게 통보해준다』
―사건번호가 부여되면 정식 수사착수로 봐도 되나.
『서울지검에서 사건번호가 부여되면 엄밀한 의미에서 수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고발인을 소환조사하는 등 강제수사에 들어가는 시점을 (협의의) 수사라고 할 수 있다』
―사건번호가 부여되면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하지 않느냐.
『정식 사건화하면 어떤 식으로든 조사, 또는 수사가 불가피하다. 기소를 하든, 불기소처분을 하든 결정문을 써야 한다』
―입건되면 곧 고발인 조사를 하나.
『수사기법상의 문제이다. 담당검사가 판단할 것이다』
―고발장 내용이 지금까지 주장했던 것과 다른게 없는데.
『그렇더라도 허공에 대고 주장만 오가던 것과 정식으로 고발한 것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고발은 이러이러한 혐의가 있으니 수사해달라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그동안 신한국당의 주장내용도 충분히 검토해왔다』
―사건화여부와 주임검사 배당문제는.
『사건번호가 부여되고 주임검사가 정해지면 수사는 시작되는 것이다. 이것들은 결국 상부의 결단에 달려있다. 총장이 어떤 판단을 할지가 중요하다. 주임검사를 배당할 경우 사안이 중요하므로 총장이 서울지검장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다. 중수부과장들은 서울지검부장을 겸하고 있으므로 중수부에 사건이 배당될 수도 있다』
―그러면 언제쯤 본격 수사가 시작될 수 있나.
『서울지검에 넘겨 사건번호가 매겨져도 주임검사가 정해지는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결국 수사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봐도 되나.
『잘 모르겠다. 고발장이 상당한 근거에 의해 논리적으로 작성됐다면 안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그러나 수사를 한다고 해서 특정인(고발인을 지칭하는 듯)의 의도대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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