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장마다 투자자 발길 끊겨 썰렁… 직원들 허탈○…16일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무너뜨리면서 전날보다 무려 25포인트가량 폭락하자 증권사 직원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증권사 객장에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겼고 이따금 주가전망을 묻는 문의전화만 썰렁한 객장을 울렸다.
한 증권사 투자분석부 직원은 『종합주가지수 600은 심리적인 지지선이었을 뿐 최근 증시는 기술적 분석과 예측이 불가능해진지 오래』라며 『지금은 주가전망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진 주식시세를 확인하러 객장에 나온 일부 투자자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대책실종과 정치권 무관심을 비난했다.
한 투자자는 『13일의 정부 증시안정대책은 증권가에 벌써 소문난 내용들 뿐』이라며 『그것마저도 시간을 질질 끌면서 발표해 적당한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불황으로 기업도산이 이어지고 있는데 정치권은 비자금폭로 등 추잡한 싸움만 일삼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재정경제원은 증시부양책을 발표한지 2일만에 주가가 대폭락하자 무척 당황하는 모습. 관계자들은 증시동향에 대해 가급적 「의연하게」 처신하려는 평소의 태도와 달리 이날은 「상당히 심각하다」며 상기된 얼굴로 대책을 숙의.
특히 상오에 윤증현 금융정책실장이 기자실을 방문해 『동원이 가능한 모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투자심리 안정을 시도했음에도 불구, 하오장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지자 긴장감이 더욱 고조. 또한 이날 하오 홍콩에서 귀국한 강경식 부총리도 바로 재경원 집무실로 직행해 증시동향과 대책 등을 보고받았다.
현재 재경원이 검토하고 있는 추가 증시안정대책은 ▲한국통신 해외DR발행 및 국내외 상장연기 ▲기관에 대한 매수우위 유지를 위한 당부 ▲일본계자금의 조기유입을 위한 방안강구 ▲근로자증권저축제도 시행기간 연장 ▲증권거래세인하 등. 특히 실무관계자들은 일본계 주식투자자금이 다음주말부터 한국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일본의 대장성에 협조를 당부하는 등 일본자금에 크게 기대를 거는 모습.
한편 재경원 일각에서는 『정쟁으로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정치권을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기아사태를 제때 수습하지 못하고 장기화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며 기아사태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증권감독원도 증시 추락에 한결같이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감원 관계자들은 이처럼 증시상황이 나빠지면 불공정거래 조사나 업계검사도 영향을 받게 된다며 과거와는 달리 투자자들의 집단항의나 시위사태 등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자위하는 실정이다.<김경철·김동영 기자>김경철·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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