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비로 쏟아지는 황금단풍치악산 상원사는 오대산 상원사와 이름이 같고 내력과 전설까지도 비슷하게 나눠갖고 있다. 오대산 상원사에는 세조와 문수보살이 얽힌 이야기가 실화처럼 전해오는가 하면 치악산 상원사에는 은혜갚은 꿩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전해온다. 목숨을 건져준 선비의 은혜를 갚기 위해 몸을 날려 종을 울리고 죽은 꿩의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그 범종이 매달려 있는 절이 치악산 상원사이다. 치악산의 이름도 이 절에서 유래했다.
절에서 성남마을까지 이어지는 맑은 계곡이 바로 전설의 고향인 상원사 계곡이다. 3㎞나 이어지는 숲길은 한여름이면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산죽과 숲으로 덮이고, 가을이면 낙엽까지 쏟아져 호젓하다. 날씨가 다소 흐려지기라도 하면 영낙없는 「전설의 고향」 현장이다. 그만큼 맑고 공해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계곡이 요즘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산 아래 중앙고속도로에 신림IC가 열리면서 그동안 가려있던 입구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자연 그대로의 관목숲의 붉고 노란 단풍이 불타는 절경까지 알려지며 가을 한철은 구룡계곡 못지 않게 붐비게 될 것 같다. 상원사가 앉은 자리는 치악산의 남쪽자락을 장식하는 남태봉의 정상 바로 밑에까지 이른다. 해발 1,000m나 되는 봉우리에 올라앉아 있어 절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다는 곳이기도 하다. 벼랑 끝에 종루가 서있고 종루에서 바라보면 강원, 충청, 경기 삼도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이 일품이다.
단풍색깔도 계곡에는 불타듯 붉은 빛이 간혹 섞여 있지만 절 근처에 이르면 하나같이 샛노란 단풍목이 군락을 이루어 황금빛깔 일색이다. 아래로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만큼 무성한 산죽이 군락을 이루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신라 경순왕의 왕사였던 무착조사가 창건했고 고려 때는 국사였던 나옹선사를 비롯해 월봉과 정암, 해봉, 축념 등 조선시대의 이름난 선사들이 머물며 수도한 명찰이다. 일주문 앞에는 용안수라는 약수샘이 1년 사계절 변함없이 솟아 힘들게 능선에 올라선 발걸음을 잠시 붙잡고 가쁜 숨을 몰아쉬게 한다. 수량이 늘 일정하게 솟는 맑은 물은 맛도 그만이다. 성남마을 주차장에서 절까지는 3㎞, 천천히 걸어오르면 1시간 30분이 걸린다.
▷가는 길◁
서울과 중부권에서는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를 기준으로 2∼3분거리인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옮겨 탄다. 분기점에서 신림 IC까지는 22.5㎞, 여기서 성남마을까지는 6.5㎞로 가깝다. 돌아올 때는 만종분기점을 중심으로 심한 체증이 빚어져 신림에서 제천쪽으로 우회, 박달재를 넘어 묵계―장호원―이천으로 이어지는 국도가 오히려 편하다. 박달재에 터널이 뚫리며 조성된 박달재 정상의 휴게소를 중심으로 공원이 조성돼 쉼터겸 볼거리를 더해준다.
▷먹을 거리◁
신림에서 성남마을까지 이르는 길은 아직 뚜렷한 먹거리가 없다. 주차장을 관리하는 산장집(0371―45―7047)이 민박을 겸하면서 토종닭과 도토리묵을 팔고있다. 박달재를 빠져나와 옛 휴게소(0443―42―9477)에서 내는 박달재 채묵백반과 골패묵 무침 등이 도토리묵의 진수를 맛보게 해주는 별미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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