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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어치 팔아 고작 62원 이익/605개 상장사 재무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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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어치 팔아 고작 62원 이익/605개 상장사 재무분석

입력
1997.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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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은 금융비용으로 탕진「1억원어치의 상품을 팔면 이중 2,000만원은 금융비용으로 탕진하고, 순이익은 62만원에 불과했다」

상장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0.6%수준까지 떨어져 최악의 경영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사들의 금융비용은 매년 20% 안팎의 증가율을 보여 결정적으로 영업실적을 악화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증권거래소가 금융기관을 제외한 605개 상장기업의 최근 3개 회계연도의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의 평균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94년 2.21%에서 95년에는 2.83%로 높아졌으나 96회계연도에는 0.62%로 급락했다. 최근 1년간 순이익률이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원자재, 인건비 등)를 제외한 매출총이익률도 95회계연도에는 26.31%에 달했으나 96회계연도에는 1.22%로 크게 떨어졌다.

매출액증가율도 95회계연도 26.50%에서 96회계연도에는 16.24%로 하락하는 등 매출액둔화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이자 등의 금융비용으로 대표되는 영업외비용은 매년 치솟아 기업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

상장사들의 영업외비용 증가율은 94회계연도에는 8.55%에 그쳤으나, 95년에는 8.61%, 96년에는 9.45%로 10%대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비용이 급증한 것은 물론 환차손, 주식평가손 등도 늘어나 기업들의 부가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비용은 95회계연도에 24.43%가 증가한 데 이어 96년에도 19.13%가 늘어나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금융비용도 94회계연도 6.78%에서 95년에는 6.96%, 96년에는 7.25%로 치솟았다.

기업들이 금융비용 부담 증가로 영업실적이 갈수록 악화하고 이로 인해 경기회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기업별로는 (주)태화의 금융비용부담률이 51.46%에 달해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고 라이프주택도 45%를 넘어서는 등 금융비용부담률이 30%를 초과한 상장사도 6개사에 이르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장기화하고 고금리행진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한 측면도 있지만 기업들이 무모한 외부차입으로 사업을 확장한 데도 큰 원인이 있다』면서 『기업·업종간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어 순익감소와 금융비용증가는 97회계연도에도 더욱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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