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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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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유적인 고인돌(지석묘)에는 단순·장엄한 조형미가 있다. 현대적 미술용어로 말하자면, 돌 몇개를 오브제로 사용함으로써 조형성을 최소화한 미니멀 아트와도 같다. 과거의 실력자 무덤이자 거석기념물인 고인돌은 묘지의 음습한 이미지보다는 경건한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고인돌이 밀집해 있는 지방은 그 독특한 조형성과 역사성을 살려 공원화하고 있다. 전남 승주에 고인돌 공원이 조성됐고 전북 고창에도 세워지고 있다. 얼마전 경기 강화에서는 흩어져 있는 고인돌을 한 곳에 모아 공원을 만들려는 엉뚱한 계획을 추진하다가 주민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고인돌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견되지만 내륙보다는 해안지방에 더 많이 흩어져 있다. 우리 역사학계는 이제 공원단계를 넘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한 범국민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운동의 하나로 최근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이영문 목포대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는 아시아와 유럽에 퍼져 있다. 1만9천여기가 있는 전남은 유럽 전지역에서 조사된 5만5천여기 등과 비교할 때 단일면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다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 브르타뉴지역의 고인돌이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고 일본도 열심히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역사학계는 23일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도 갖는다. 문화유산의 해를 뜻깊게 할 운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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