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1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한국당의 폭로전에 맞대응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대선행보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농어민관련 정책발표회를 갖는 자리였지만 김총재가 13일의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다시 비자금정국에 대한 입장을 천명하고 나선 것은 정국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면서, 강경일변도로 치닫는 신한국당과의 차별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비자금정국에 대한 김총재의 대응방향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김총재는 우선 신한국당의 잇따른 폭로가 정치공작차원에서 이뤄진 모략인 만큼 현시점에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총재는 또 여권의 무책임한 폭로에서 비롯된 정국불안정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김영삼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한국당의 폭로전에 맞대응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는가.
『신한국당이 비자금문제를 계속 폭로하는 것은 선거가 불리하니 판을 흔들고 깨려는 의도에서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선거가 불리하다고 모처럼 건전한 방향으로 진행되던 선거에 재를 뿌리는 것은 중대한 과오다』
―여당이 친·인척계좌까지 폭로했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 완전조작이다. 은행에서 그런 자료를 가져왔다고 보기 어렵다』
―당의 대응방향에 대한 견해는.
『신한국당측이 어떻게 예금계좌 비밀을 알았느냐고 불법성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계좌 자체가 없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6공때 중간평가유보 조건으로 200억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간단하다. 내게 돈을 줬다는 자민련 박철언 부총재와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 내가 말할 필요도 없다』
―김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거듭 제의했는데.
『나는 피해당사자로서 신한국당의 잘못된 방향에 대해 같이 상의하고 협의하기 위해 객관적인 입장인 김대통령을 꼭 만나야 한다. 김대통령이 공명선거를 실현하면 국민적 지지를 받을 것이나 그렇지 못하면 대통령의 책임도 논의될 것이다. 그점에서도 가급적 단시일내에 꼭 만나야 한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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