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도자기 스탠드가 이탈리아풍 채색도자기로 변신실내장식품도 예술품처럼 가격을 어림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실내장식품 호사가 갈수록 심해져가기 때문이다.
눈은 높아졌는데 예산은 빠듯할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나서서 만드는 것. 이때는 평소 쌓아둔 예술적 소양과 눈썰미가 큰 보탬이 된다.
이명옥(40·서울 서초구 반포동)씨는 홍익대 공예과를 졸업한 주부로 일단 예술적 소양과 눈썰미에서 전문가인 셈이다. 살림재미에 푹 빠져있던 이씨는 88년 헐값에 판 집이 하루가 다르게 값이 치솟으면서 생긴 속상함을 풀기위해 데코파쥬에 입문했다. 데코파쥬는 가구나 생활소품에 명화를 붙인 뒤 칠을 해서 원판에 그림이 그려져있던양 만드는 공예. 이씨는 워낙 기본바탕이 남달라서인지 입문 3년만에, 선정이 까다롭다는 미국 데코파쥬 내셔널 길드의 국내 유일한 자격증 보유자가 되었다.
이씨 집에는 유럽의 장인이 채색으로 만들어낸 것 같은 목제가구와 콘솔이 가득하다. 안방에 놓여있는 스탠드는 붉은 꽃과 새가 그려진 몸통이 이탈리아 채색도자기를 보는 듯하다. 물론 이 작품도 데코파쥬로 만들었다.
원판은 갈색 도자기 스탠드. 원판 도자기는 우선 사포로 간다. 간 후 런닝셔츠같은 고운 천을 물에 적셔 닦아내야 그림과 물감이 잘 먹는다.
그림을 붙이기 앞서 바탕색을 칠한다. 『아크릴 물감을 붓으로 발라도 좋지만 스펀지에 물감을 칠해 두드리면 독특한 느낌이 난다』고 이씨는 일러준다. 『이때 바탕색은 그림과 비슷한 색으로 고르되 금색이 들어가면 고급스럽다』고.
그림에는 실러(그림보호제)를 바른 후 원하는 모양을 오려서 붙인다. 그림은 백화점에서 산 수입포장지. 전지 2장에 3만원인데 반장을 썼으니 7,500원. 『남대문지하상가에서 1장에 1,000원씩 파는 것도 예쁘다』고 이씨는 일러준다. 포장지를 고를때 주의사항은 종이가 얇을수록 작업이 잘된다는 사실. 오공본드 20호 이상인 것을 종이 뒷면에 발라서 붙인다.
그림을 붙인 후에는 수성바니시를 붓으로 발라준다. 『스프레이는 휘발성 때문에 두껍게 안된다』는 것이 이씨의 충고. 20번쯤 바를때마다 샌딩을 해서 80번쯤 발라주면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질감이 살아난다. 가구용 왁스로 마무리를 해준다.
『샌딩기계를 쓰면 가루가 날리므로 사포를 적셔서 하는 물사포질을 이용했다. 어깨힘이 무척 들어간다』는 이씨는 『아름다운 작품이 완성되면 언제 힘들었나 싶어 또 작품을 하게된다』고 웃는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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