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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들 ‘백업센터<전산자료 별도 보관장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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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들 ‘백업센터<전산자료 별도 보관장소>’가 없다

입력
1997.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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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침입·화재발생땐 속수무책… ‘공황’우려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계에 전산자료관리를 위한 백업(backup)센터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재해는 물론 해커가 침입했을 때 기업의 파산 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백업센터란 지진, 홍수, 화재 등 재해 발생으로 중앙컴퓨터의 작동이 멈췄을 때를 대비해 모든 전산자료를 별도로 보관하는 곳이다. 외국의 경우 단순히 자료보관에 그치지 않고 완벽한 전산설비를 갖춰 놓고 비상시 바로 가동,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해 진다.

특히 은행 등 금융기관은 전국과 해외에서 방대한 분량의 전산거래자료가 매일 발생하기 때문에 백업센터가 필수적인 데도 현실적으로는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불의의 사태로 중앙컴퓨터가 멈추거나 파괴될 경우 단순 창구업무가 마비될뿐 아니라 심각한 금융공황사태를 야기, 해당 기업의 잇단 도산도 우려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95년 일본 고베시에 발생한 지진으로 기업체의 주전산기 1,700대가 파괴돼 복구체제인 백업센터를 못갖춘 대부분의 기업이 파산했다. 93년 폭탄테러로 미국 뉴욕의 무역센터가 파괴됐을때도 350개 기업중 전산자료를 복구치 못한 150개 기업이 재생불능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금융업체에 백업센터를 갖추도록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은행은 IBM, HP 등 대형전산업체와 용역계약을 맺어 백업센터를 운영중이며 분기별로 비상사태를 가정, 테스트하고 있다. 일본도 금융업체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이 백업센터를 운영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그룹만이 두 개의 백업센터를 갖고 있으며 제일은행과 한미은행은 한국IBM과 부분적인 재해복구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을 뿐이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결재원, 국민은행 등이 백업센터 설립을 검토중이며 상업은행이 국내은행으로는 처음 2000년 1월 가동을 목표로 백업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들은 어떤가/그룹차원 운영 삼성이 유일

국내 대기업들도 삼성그룹을 제외하고는 금융권 못지않게 백업센터를 거의 운영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그룹은 유일하게 삼성SDS를 통해 경기 과천과 경북 구미에 2개의 백업센터를 세워 가동중이다. 과천센터는 92년, 구미센터는 95년에 각각 설립됐으며 그룹에서 매일 발생하는 모든 전산자료를 실시간으로 보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두 센터 모두 2초이내에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초고속통신망으로 연결돼 있어 어느 한쪽이 파괴돼도 완벽하게 전산업무를 볼 수 있다. 특히 45억원을 들여 종합상황판을 설치, 108개의 모니터를 통해 국내 계열사 및 해외지사의 전산시스템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단순 자료보관보다는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 전산환경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 대덕, 부산, 광주 등에도 백업센터를 계속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현대정보기술이 지난해말 완공한 용인 전산센터의 일부를 백업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LG그룹은 LG-EDS가 운영하는 부평전산센터를 통해 그룹내 자료백업을 실시중이며 대우그룹은 대우정보기술의 과천 정보센터에서 일부 계열사에 한해 자료백업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재난발생시 모든 전산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원격 백업센터설립도 검토중이다.<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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