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중진들이 다른데 관심” 불만신한국당 내부에서 비자금 정국의 대처방식에 대한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폭로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폭로의 수순이나 의견수렴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불만은 그동안 개인적 차원에서 산발적으로 제기돼 그냥 묻혀 지나갔다. 그러나 중진의원 8명이 12일 밤 회동, 기업명단 공개 등 무차별적인 폭로방식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당내 기류는 다소 미묘해지기 시작했다. 갈등기류 재연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대해 8인 회동의 당사자들은 『우리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만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참석자들은 『누가 폭로전을 주도하는지, 강삼재 사무총장이 누구와 협의하는지 모른다는 의문이나 불만은 있었다』며 『이는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는 충고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비자금 폭로전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는 본질적인 비판이 아니라 방법론에 대한 이견이라는 것이다.
한 중진의원은 『물론 비자금 폭로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 주저앉을 수는 없지않느냐. 끝까지 가는 수 밖에 없다는 게 8인 회동의 공감대』라고 말했다. 이한동 대표도 이날 당직자회의후 이사철 대변인을 통해 『검찰수사를 통해 객관적 진실이 밝혀져야 하고 조속히 선거대책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는 게 중진회동의 결론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내부 이견의 외부 표출은 자칫 전열의 혼선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특히 중진들이 『총력을 다하고서도 성과가 없을 경우에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 행간의 의미를 놓고 뒷말이 분분한 실정이다. 한 당직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비자금 폭로라는 승부수를 던졌는데도 판세반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데 불협화의 원인이 있다』며 『중진들이 대선승리보다는 대선 그 이후를 더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더욱이 박찬종 고문이 선대위원장을 수락하지 않고 있고 서석재 의원 등 일부 비주류의 이탈조짐도 해소되지 않고 있어 당이 비자금 정국에 일사불란하게 임할지 의문시된다. 당 지도부도 이런 불안감을 십분 인식하고있다. 그렇다고 공세의 강도를 낮출 경우 「죽도 밥도 안된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있다. 대선판세의 반전, 내부 이견의 제압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힘을 강공 드라이브에 걸어야 한다는 게 당 지도부의 전략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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