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 현철씨 공판태도 ‘감탄의 말’ 눈길”/검·변 선고결과 겉으론 “불만” 속으론 “안도”13일 김현철씨에 대한 1심선고공판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첫 사법적 단죄가 이루어진다는 점 이외에 최근 비자금정국과 관련, 조세포탈죄 인정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현철씨 변호인측은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되자 불만을 표하면서도 2심에서의 집행유예를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재판부는 선고공판을 앞두고 무엇보다 「정치재판」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불식시키는데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손지열 재판장은 선고를 마친뒤 『이번 선고에서 최근 정치권의 비자금 파문과 연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재판장은 『정치권에서 비자금 문제가 발생하기 10여일전에 이미 판결문이 완성됐기 때문에 이번 선고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판결이 비자금 사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현철씨의 「조세포탈죄」인정을 놓고 외국 판례를 참조하는 등 매우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담당판사는 『이 사건은 법리적용이 까다로워 피고인수나 판결분량이 훨씬 많았던 한보사건에 비해 어려웠다』고 토로하고 『미국·독일의 판례보다는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증여에 대해 조세포탈죄를 인정한 판례가 상당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형공판이 지난달 8일에서 22일로 미뤄진 탓에 재판부가 80여쪽에 달하는 판결문을 작성하는 데는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선고까지 7차례 공판동안 현철씨가 보인 태도에 대해 재판장이 이례적으로 「감탄」해 눈길을 끌었다. 손부장판사는 『재판내내 현철씨가 단 한번도 꼿꼿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의식해서인지는 몰라도 여하튼 범인과는 다른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방청객들은 『고개를 숙이지도 않은채 어떻게 재판장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느냐』며 『아직도 반성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날 선고결과에 대해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검찰은 김덕영씨 관련 알선수재 부분이 무죄가 나오고 형량도 구형량(7년)보다 4년이나 깎인데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했으나 「조세포탈죄」부분이 「승리」로 끝나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현철씨측 여상규 변호사는 『재판부의 무죄부분은 당연하지만 유죄인정부분은 온당치 않다』는 공식논평을 냈으나 내내 만면에 미소를 띠어 「속내」는 다름을 내비쳤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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