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정치마당 근본적으로 바꿔야” 강경/당내 이상기류 진화·여론호응 높이기 해석이회창 신한국당총재가 「DJ비자금정국」의 전면에 나섰다. 이총재는 7일 강삼재 사무총장의 DJ비자금은닉 주장이 나온 뒤 지금까지 줄곧 말을 아끼며 초연한 자세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나 12일 하오 부산지역 당원들 앞에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전면공격하더니 13일에는 그보다 한결 강경한 어조로 비자금주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총재는 이날 울산 지구당간부들과의 오찬간담회, 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시지부창당대회에 잇따라 참석, 『우리는 지금 분명히 혁명적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정치개혁이라는 말을 많이 해 왔지만 이번에야말로 근본적으로 정치마당을 바꿔야한다』고 말해 이번 공세를 쉽게 접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이총재는 『우리 정치행태의 여러 (나쁜) 고리들을 끊지 않으면 다시 그것에 발목 잡히게 될 것』이라며 『국민은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더러 폭로하지 말라고 하는데 누가 먼저 폭로를 시작했는지는 국민이 잘 알고 있다』고 국민회의측의 「폭로전 비난」을 일축하면서 두아들 병역면제문제와 관련한 야당측의 공세를 겨냥했다.
이총재의 이같은 입장변화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선 이총재는 당직자·측근 참모들이 중심이 된 강경론자들과 중진들 위주의 신중론자들중 강경론자들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진들의 공개적인 신중론제기 등 당내 이상기류를 조기에 가라앉혀 당을 총력대응체제로 몰고가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한 측근은 이에 대해 『이총재는 이번 파문을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강총장이 내놓은 지금까지의 주장에 대해 여론의 호응이 낮은 점을 감안, 앞으로는 이총재가 직접 공세를 주도함으로써 추가 비자금관련 주장에 「무게」를 더해 여론의 흐름을 바꿔보겠다는 기대도 엿보인다. 물론 검찰의 수사를 「압박」하는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이와함께 3김과의 차별성, 도덕성 등 이총재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포지티브 캠페인」으로 신한국당의 대선전략이 전환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이총재가 검찰수사 등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너무 빨리 「이전투구」에 직접 개입, 부담을 안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의도적으로 이총재에게 공격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국민회의 전략에 말려들 소지가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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