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카드 폭로·검찰고발 시기 등 저울질신한국당은 금주를 비자금정국의 중대고비로 보고 전방위 공세를 가할 태세다. 앞으로 며칠동안 비자금정국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그동안의 폭로가 무위로 돌아가고 나아가 판세반전의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게 신한국당의 내부 판단이다. 강삼재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은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관련기업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서 기세가 꺾이면, 주위에 적만 만들어 놓고 아무 성과도 거두지못한 최악의 처지가 된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그러나 저돌적인 공격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좀더 세련되고 치밀하게 폭로의 시기와 방식, 공세의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보다 진지한 자세를 보이고, 아울러 다양한 각도에서 비자금 의혹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신한국당은 우선적으로 공세의 채널을 다양화한다는 생각이다. 강삼재 사무총장, 이사철 대변인으로 이어지는 주공격 라인은 그대로 가동하되 법사위·재경위의 소속 의원들을 보조 공격수로 활용, 비자금 문제를 국정감사의 쟁점으로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비자금 의혹제기의 당위성을 국민에 설득하는데에도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신한국당이 이처럼 직접적인 추가폭로 외에도 국감장에서의 폭로나 추궁, 홍보 등 공세의 다각화를 도모하는 목적은 검찰수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서다. 검찰수사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검찰의 반발, 「판깨기」라는 비난을 초래하는 등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때문인 듯하다.
신한국당은 14일 법사위의 대검 국정감사에서 소속의원들로 하여금 보다 구체적인 자료, 증거능력이 있는 새로운 자료들을 제시토록할 방침이다. 특히 법사위에는 이사철 대변인을 비롯, 홍준표 정형근 의원 등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이 소속돼 있어, 당 지도부는 이들이 검찰 수뇌부로부터 『수사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김대중 총재가 기자회견을 할 경우 친인척의 비자금계좌를 폭로, 맞불을 놓고 검찰수사를 압박하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효과의 극대화를 고려, 최종카드의 폭로시기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검찰이 계속 『단서가 없다』며 수사불가 입장을 견지하면, 신한국당은 고발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던질 방침이다. 어떤 경우든 검찰수사를 통해 최종지향점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