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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의 전단과 노벨상/권대익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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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의 전단과 노벨상/권대익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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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한장의 전단.미 버몬트주에서 온 조디 윌리엄스는 워싱턴에서 임시 고용직으로 일하던 81년 어느날 지하철에서 한장의 전단을 받았다. 미국의 중미정책을 비판하는 이 전단을 보고 그는 엘살바도르 파견의료 지원팀에 들어가 사회운동에 뛰어 들었다. 당시 그는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을 뿐인 평범한 여인이었다.

그는 곧 「베트남전 참전용사 재단」 지도자들과 알게되고 대인지뢰문제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다. 91년 11월 이 재단 대표인 로버트 뮬러로부터 그는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지뢰금지운동(ICBL)」에서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대인지뢰를 지구상에서 몰아내겠다』는 소박한 생각에서 ICBL대표직을 맡았다. 워싱턴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2곳에 사무실을 내어 지뢰금지운동을 벌여 나갔지만 그의 활동은 처음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언론도 그를 「몽상가(Utopian)」라고 취급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대인지뢰금지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며 ICBL은 50개국 1,000여개의 NGO가 참여, 지뢰 희생자 구호활동을 펼치는 대규모 단체로 발전했다. 고 다이애나 영국왕세자비도 이에 동참했다. 50여개국이 지뢰수출을 금지했고 지난달 17일 오슬로에서 대인지뢰금지협약이 통과됐다. 또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영광까지 안았다.

윌리엄스의 거듭남은 알프레드 노벨과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 노벨이 「파괴무기 발명자 노벨 사망」이라는 오보가 실린 신문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아 노벨상 제정을 결심했듯이 윌리엄스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접한 한장의 전단때문에 세계 평화의 이상을 실현하는 일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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