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 되레 걸림돌… 순화 시급「코드분할다중접속」 「별정통신」 「음성재판매」 「구내통신」 「콜백」 「프레임릴레이」 「IMT-2000」 「근거리통신」.
요즘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정보통신 영역에 주먹구구식으로 붙여진 억지 이름들이다. 아무리 단어의 의미를 되새겨보아도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전문용어 일색이고 영어를 그대로 직역한 것들이 많아 21세기 정보시대를 앞두고 오히려 이들 용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드를 분할해서 많은 사람의 전화에 접속하다니」, 「음성을 다시 팔아 ?」, 「구내에서 통신을 해 ?」, 「별정직이 쓰는 전화가 별정직전화인가」
「코드분할다중접속」은 미국 퀄컴사가 처음 제안한 디지털 이동전화기술의 한방식. 아날로그 방식이 하나의 무선채널로 한 통화밖에 할 수 없는 데 반해 이 방식은 통신에 사용되는 코드정보를 분할, 한채널로 여러 통화를 할 수 있어 코드분할다중접속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별정통신」은 인터넷폰, 음성재판매, 콜백 등 정보통신 분야의 새로운 틈새 시장에 등장한 부가 통신서비스를 총칭하는 말. 종전의 시내·외전화, 국제전화와 같은 기간통신과 PC통신, 인터넷 등 부가통신의 중간개념으로 별정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별정직이란 직급처럼 주력 통신상품이 아니라는 뜻에서다. 「구내통신」은 건물내에 통신시설을 설치한 후 입주업체에 이용료를 받는 새로운 통신사업을 말하는 데 건물안에서 전화를 거는 뜻으로 이해되기 쉽다. 「음성재판매」는 외국어를 직역해서 혼선을 일으키는 사례. 전화회사에서 빌린 통신망으로 시외전화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통신상품인 음성재판매는 「Voice Resale」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정보통신분야에서 서비스란 단어의 남용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요금을 모두 받으면서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 휴대폰서비스 등으로 마치 무료제공의 인상을 주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의 경우 용어자체가 「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새내기 유무선 통신 등 새로운 분야 또는 통신기기에 대한 명칭을 심의하고 순화하기 위해 정보통신부 산하에 관련 위원회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국어연구원 민현식(숙명여대 교수) 어문규범연구부장은 『언어는 기본적으로 정보전달을 쉽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통신전문용어들이 일반어영역으로 급속도로 넘어오고 있어 외래어로 자리잡기 전에 빨리 쉽게 고치는 작업을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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