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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 경제 회생불능 늪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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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 경제 회생불능 늪 빠지나

입력
1997.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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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사태 ‘엎친데’ 비자금 정국 ‘덮쳐’/대외신인도 추락­증시불안감 고조금융기관들이 기아사태 등 대기업 연쇄부도로 탈진상태에 몰린 가운데 비자금정국까지 10일 가세함에 따라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제가 또 다시 회생불능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쌍방울그룹이 부도위기를 넘기는 등 가뜩이나 경제 내적체질이 약화되어 있는 마당에 대선을 의식한 정치권이 대기업을 매개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폭로전을 전개, 악재가 업친데 덮친식으로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불안심리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대외신인도. 그동안 높은 금리에도 자금공급조차 꺼려왔던 외국금융기관들이 10월들어서는 한국계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공급을 다소 늘리고 있으나 이번 비자금정국의 충격파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S&P사에 이어 무디스사 관계자는 최근 한국을 방문, 국내 금융기관 및 국가신인도에 대한 재평가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부도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신용등급을 종전보다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종금사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아그룹 전체에 대한 여신이 약 4조5,00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쌍방울 그룹에도 4,000여억원의 여신을 갖고 있어 부실채권에따른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현재 4년7개월만에 최저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600선이 붕괴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 바람에 주식상장이나 채권발행 등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마저 경색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마지막 보루로 꼽히고 있는 부양책 역시 비자금정국이 증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한 제 효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는 대책을 이미 마련해놓고도 발표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어음부도율도 심상치 않다. 지난 2일 서울지역의 어음부도율은 1.97%를 기록, 하루 어음부도율로는 사상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섰으며 이같은 부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경제계는 더욱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신한국당의 자금제공 대기업 명단 공개가 「단발성」이 아니란 전망이다. 대선후보들의 정치생명을 건 극한대치가 예상되는데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재벌총수와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검찰에 줄줄이 소환되는 등 사정정국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김경철 기자>

◎‘비자금’ 연루 중기들/풍성전기­종업원 1,500여명 차부품업체/대호건설­‘현철씨 비자금’ 연루로 유명/한창­의류모태 통신장비로 고속성장/동현건설·대동건설 동명 많아 확인안돼

신한국당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에게 비자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기업중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중견·중소기업들도 일부 있다. 이들이 어떤 기업인지 정리해본다.

◆풍성전기

종업원 1,500여명의 중견 자동차부품업체. 48년 황규삼 회장이 설립한 풍성산업이 모태로 와이퍼모터와 스타터 등 자동차 전장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매출중 55%를 기아에 의존, 기아사태 이후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황회장의 아들인 황선태 부회장은 이날 창원공장을 둘러보다 비자금 추가폭로 뉴스를 듣고 『뭔가 잘못됐다』며 급히 상경했다.

◆대호건설

이성호 사장이 「김현철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더 잘 알려진 대호건설은 57년 설립됐지만 6공정권이 들어선 뒤 승승장구를 거듭한 중견 건설업체. 6공말기인 90년 증시에 상장된 뒤 새만금간척공사 2공구와 4공구 등 대형 토목공사를 수주, 급성장했지만 95년 12월 창립자인 이건씨가 6공 비자금 뇌물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키면서 수산중공업에 인수됐다.

◆한창

의류사업을 모태로 성장해 무선전화기, 이동통신단말기 및 장비분야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회사. 자본금 300억원, 매출(96년 기준) 2,000억원 규모로 부산연고 기업이다. 최근 시티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단말기 사업에 진출하면서 고속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95년 부산지역 민방사업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김현철씨와의 연루설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동현건설

동현건설이란 상호의 건설업체는 전국에 10여개에 달한다. 이중 가장 큰 업체는 두산그룹이 88년 산업합리화대상이던 덕수종합개발을 인수, 「동현건설」로 상호를 바꿨다가 93년 다시 현재 이름으로 교체한 두산개발.

그러나 두산그룹은 『비자금을 제공했을리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대동건설

2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대동건설은 어떤 회사인지 정확히 확인이 되지않고 있다. 「대동」으로 시작되는 건설회사가 다수 있기 때문에 신한국당이 말하는 「대동건설」이 어떤 회사인지 정확하게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유승호·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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