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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뇌관이 터졌다/DJ 비자금설­충격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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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뇌관이 터졌다/DJ 비자금설­충격 2탄

입력
1997.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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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 없는 사생결단의 승부수/여 “모든 것 각오한다” 의미심장/3김청산 등 「큰그림」 추측 무성정국이 대란의 소용돌이로 휩쓸려 들어가고있다. 신한국당은 10일 사실상 92년 대선자금인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재벌기업자금 수수내역」을 공개했다. 이는 단순한 폭로가 아니고, 정치권은 물론 재계까지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대선자금의 뇌관을 터뜨린 극단적 승부수라 볼 수 있다. 더 이상 퇴로가 있는 공방은 있을 수 없게 됐으며, 「죽느냐 죽이느냐」는 생사를 건 전쟁만이 있게 됐다.

김총재의 대선자금이 문제된다면, 곧바로 그 파장은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으로 이어지게 되며, 그 불똥은 재계에까지 튀게 마련이다. 만약 검찰이 DJ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면, 불가피하게 재벌총수들이 검찰에 불려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며 대선이 온전하게 치러질지, 현 정치구도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혼돈의 아수라장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재계와 금융·증권계가 대선자금 충격으로 추락하는 등 경제가 더욱 침체국면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이런 대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 지도부가 『모든 것을 각오하고있다』고 단언하는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굳이 경제난, 국정혼돈을 거론하지 않고 정치적 측면만을 따지더라도,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이 문제되는 상황까지도 감수하겠다는 결연한 자세인 것이다. 액면으로 보면, 이는 김대중 총재의 대세론을 저지하겠다는 의지의 구체적 실천을 의미한다. 그러나 신한국당이 「전부를 건다」는 식으로 나오는데는 DJ 상승세의 저지만이 아니라 보다 큰 밑그림이 깔려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들이 적지않다.

이미 정치권에는 『YS가 DJ JP를 안고 함께 퇴장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는 얘기도 떠돌고 있고, 『이회창 총재의 3김청산 시나리오가 시작됐다』는 말도 있다. 대선전 정계재편을 시도하려는 노림수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현 정치권이 이런 혼돈과 대란을 제대로 매듭지을 능력이 있느냐이다. 또한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 대기업 부도사태 등으로 약해진 한국 경제가 이를 견뎌낼 내성을 갖고 있느냐도 문제다. 특히 신한국당이 국민회의 김총재를 인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게임에 주는 부담도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 대선전 정계재편이 이루어지든, 지금 벌어지고있는 난전의 갈등과 후유증은 차기정권에서도 계속될 수 밖에 없으며 한동안 한국정치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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