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맹인복지회 기념관 건립 추진에/전국 시각장애인들 작은 정성 쏟아져「또 하나의 한글, 훈맹정음을 아십니까」
훈민정음이 백성의 눈을 틔운 우리 글이라면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우리글 점자체계. 한글날을 맞아 시각장애인들이 훈맹정음의 창시자 송암 박두성(888∼1963)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에 나섰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제생원 맹아부(현 서울맹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평생을 시각장애인의 교육에 바쳤다. 1923년 제생원 제자들과 함께 「조선어점자연구회」를 결성해 한글 점자사업을 비밀리에 추진, 1926년 8월 훈맹정음을 완성했으며 사재를 털어 기독교 성서와 도서 점역작업에 몰두하다 1932년에는 시력을 잃기도 했다. 생전에 선생이 점역한 도서만도 「천자문, 조선어독본」 「임꺽정전」 등 79종에 달한다.
인천맹인복지회(회장 간상복)가 맹인전용복지관을 건립하면서 내부에 선생의 기념관을 처음으로 마련키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시각장애인들의 작은 정성들이 쏟아지고 있다. 내년초 완공을 목표로 기본설계에 들어간 인천맹인복지관은 660여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맹인복지회측은 지난 6월 맹인 대상 전국 일일음식점을 열어 5,000여만원의 수익금을 보태기도 했다. 또 아버지의 뜻을 이어 시각장애인들의 복지사업에 열성적인 송암 선생의 딸 박정희(74·화가)씨도 수채화 50여점을 기증, 내달 4일 기금마련 그림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시의 지원을 감안하더라도 36억원에 이르는 공사비를 마련하기는 버거운 형편이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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