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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발주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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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발주 ‘특혜’ 논란

입력
1997.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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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기존사업 연장” 대우중과 일괄 수의계약 방침/현대 “공정경쟁” 촉구… 군일부·국감서도 시정 요구우리 군이 잠수함을 특정업체에 수의계약 형식으로 발주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잠수함건조 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기업은 물론 군내부와 국회에서조차 잠수함 건조사업계획의 「특혜성」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방부로부터 잠수함개발지시를 받고 준비해온 현대중공업은 9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차기 잠수함사업의 공평한 기회부여」를 요구하고 나섰다.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군은 대양해군 건설을 목표로 현재 1,200톤급 잠수함을 중형잠수함으로 대형화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1,500톤급으로 상향조정하고 이 잠수함의 건조사업권을 기존업체인 대우중공업에 일괄 수의계약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잠수함건조사업(209잠수함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차기 잠수함건조사업(209개량형 잠수함사업)의 권한도 기존 업체에게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그러나 2조원에 이르는 이 사업을 특정업체에 일괄 수의계약하는 것은 특혜라며 공정경쟁으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김정국 사장은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87년 대통령선거직전 잠수함 건조사업권이 적법한 절차없이 특정업체로 결정된 뒤 지난 10년간 아무 변화없이 독점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제, 『잠수함사업의 특혜시비를 없애고 기술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방예산을 절감하기 위해서도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80년부터 국내최초로 2,000톤급 구축함을 설계·건조하고 있으며 88년에는 뉴질랜드 해군보급선을 수출한 국내 최대 조선사다. 현대는 특히 75년 국방부로부터 잠수함 개발지시를 받고 외국기업들과 기술제휴관계를 맺었으며 91년 4월에는 정부로부터 잠수함 전문업체로 지정받아 잠수함 건조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따라서 ▲한 기업에게 잠수함건조기회를 독점시키는 것은 방산업체의 균형육성에 관한 정책의 문제이며 ▲관련법이 명시하고 있는 복수경쟁 원칙을 무시하고 한시규정을 정하면서까지 독점체제를 가져가려는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대의 참여」를 강력히 주장했다.

군 내부에서도 『차기 잠수함은 기존 잠수함과 차원이 다른 것이어서 신규사업으로 분류, 경쟁입찰에 부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국회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국방부 국감에서 이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질의가 쏟아지고 있다. 국방부에 대한 국감에서 의원들은 『중형잠수함사업을 개량형사업으로 바꾼 배경을 설명하고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인 이 사업을 전면 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대해 국방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209개량형 잠수함사업이란

우리 군은 현재 1,200톤급 잠수함으로 작전을 펴고 있다. 이 잠수함은 연안해안 작전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것으로 독일 HDW사와 대우중공업이 제작해왔다. 이 사업이 바로 「209잠수함 사업」이다.

군은 대양해군 건설을 목표로 잠수함 성능을 높여 3,000톤급 중잠수함 사업으로 전환키로 하고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군은 최근 이계획을 변경해 기존 1,200톤급에 일부 기능을 추가한 1,500톤급 잠수함사업으로 바꿨다. 기존 잠수함과 중형잠수함의 중간정도 크기와 기능을 갖추도록 한다는 것이다.

「209 개량형 잠수함사업」으로 이름붙여진 것은 이처럼 기존 「209잠수함사업」을 약간 변형했다는 이유에서다. 군은 이같은 이유에서 건조업체도 기존업체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이종재 기자>

◎김정국 현대중 사장/“예산절감·산업 균형발전위해 경쟁체제 반드시 도입돼야”

김정국 현대중공업 사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국방예산의 절감과 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 잠수함건조사업의 경쟁체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방부에서 이미 어느정도 결정이 끝난 것으로 알고있는데 굳이 현 시점에서 반박회견을 갖는 이유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본다. 지난 10여년간 유지돼 온 독점체제를 문민정부가 끝나는 현시점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더구나 87년 1차 잠수함건조사업권은 대통령선거라는 정치적 혼란기를 틈타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않고 결정됐다. 국방예산을 절감하고 잠수함건조사업의 발전을 위해 경쟁체제가 도입돼야 한다』

―경쟁체제가 되면 예산은 얼마나 절감되나.

『209잠수함이 국제적으로 500억∼1,000억원 비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잠수함 건조능력을 갖고있는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체제로 가져갈 경우 그 이상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능력이 낫다고 할 수 있나.

『현대는 세계 선박시장의 13%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조선업체중 하나다. 대형 해군보급선의 수출경험도 풍부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잠수함 건조지시를 받아 준비해 왔고 91년에는 전문업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선박의 국산화율이 다른 업체들보다 5∼10% 높다. 단순 조립생산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준비는 돼 있는가.

『함정건조 기술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왔다. 차기 잠수함사업에 대비해 잠수함 관련 공장을 증설했고 설계인력의 해외 교육훈련도 실시했다』<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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