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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현단계선 수사 어렵다”/1차 발표자료 범죄사실 발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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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현단계선 수사 어렵다”/1차 발표자료 범죄사실 발견 못해

입력
1997.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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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전 성과의문·「탄압」 비난도 우려검찰은 9일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비자금조성 의혹과 관련, 신한국당의 주장을 토대로 수사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했으나 현단계에선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박순용 대검중수부장은 『1차 발표자료를 다 검토해봤으나 수사에 나설만한 범죄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뭐가 불거져 나온다면 몰라도 지금으로선 수사에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신한국당이 이날 계좌번호와 수표 일련번호 등 구체적인 관련 증거를 추가 폭로함에 따라 검찰이 언제까지 수사불가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 속단하기 어렵다.

박중수부장도 추가 폭로내용에 대해 『사실일 경우 지금까지 검토한 내용과 무엇이 달라질지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며 수사착수의 여지를 남겨 놓기는 했다.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이번 사건 수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우선 1차 발표내용을 근거로 여러가지 가능성을 상정한 뒤 어떤 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했으나 뚜렷한 처벌근거를 찾지 못했다. 변칙 실명전환한 예금주의 업무방해 혐의는 이미 대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린 바 있어 처벌이 어렵고 뇌물죄는 김총재가 92년 이후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벌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의원 신분때 돈을 받았더라도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알선수재 혐의는 공소시효(5년)가 지나 적용이 어렵다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돈을 준 사람과 시점, 대가성 등 범죄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인의 비리여부를 포괄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검찰은 또 대선이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당장 수사에 나서더라도 관련자들이 적극 협조해줄 가능성이 적고 자금추적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어 수사의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사실상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거전에 수사성과가 나올 수 없다면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얘기다. 수사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정치자금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의 정치풍토에서 「정치적 탄압」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수뇌부는 14일로 예정된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비자금 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선 원칙적인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의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문제』라고 걱정했다.<김상철 기자>

□여 공개 비자금 증빙자료 요지

◆6억3천만원 수수

6억3천만원중 3억원은 91년 1월14일 대한투자신탁 청량리지점 평민당 사무총장명의 계좌로 입금됐다. 이 돈은 90년 12월2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계좌인 상업은행 효자동지점 민영애(가명)씨 계좌에서 인출된 것이다.

또다른 3억원은 91년 5월30일 대한투신 본점영업부 평민당 사무총장명의 계좌에 입금됐다. 나머지 3천만원은 91년 9월10일 상업은행 효자동지점 대통령경호실 계좌에서 인출된 1천6백만원(1백만원권 16장, 수표번호 23771114∼28, 23771135)과 9월11일 같은 계좌에서 인출된 9백만원(1백만원권 9장, 번호 23773986∼93, 23773521), 9월13일 같은 계좌에서 인출된 5백만원(1백만원권 5장, 수표번호 23774186∼4190)이다.

◆불법실명전환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93년 8월14일 제일은행 남산지점 남상범씨 당좌계좌를 이용해 40억원을 실명전환했다. 쌍방울건설 유태화사장은 이형택씨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5억원의 실명전환을 부탁받은 뒤 93년 11월 경리과장인 주재훈씨에게 지시, 1억원짜리 CD(서울, 동화 ,국민은행 발행) 5장을 실명전환했다. 쌍방울 상무 송동섭씨 역시 이씨 부탁으로 93년 11월2일 동화은행 종로5가지점에서 CD 1억8천만원을 실명전환했으며 사채업자 구규영씨는 93년 10월 동화은행 종로5가지점에서 CD 15억원과 이자 6천만원을 실명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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