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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경제 유일한 ‘위안’/쌀농사 2년 연속 대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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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경제 유일한 ‘위안’/쌀농사 2년 연속 대풍

입력
1997.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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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조건 불리할 내년이 문제쌀농사가 연속 2년 대풍을 기록, 상처투성이인 우리 경제에 다소 「위안」을 주고 있다. 농림부가 예상한 올해 쌀 생산량은 3,716만섬(531만톤)으로 지난해 3,696만섬보다 20만섬(0.5%), 올해 생산목표 3,380만섬보다 336만섬(9.9%) 많다. 쌀 뿐 아니라 콩 고추 등 대부분 농산물도 작황이 좋은 편이다.

풍년이라고 하지만 올해 쌀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잇따른 대기업의 부도와 이에 따른 금융기관의 부실 심화, 중소기업의 연쇄도산, 극심한 취업난 등 최근 우울하기만 한 우리 경제의 현실을 볼 때 대풍 소식은 오래간만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인 셈이다. 이효계 농림부장관은 이와 관련, 『올해 대풍이 2억5,000만달러 가량의 경상수지 개선 효과를 가져오고 쌀 가격을 적정수준으로 유지시켜 민심 및 경제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2년 연속 대풍으로 양곡관리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올해 생산량 3,716만섬과 이월물량 420만섬, 내년 의무도입물량(MMA) 62만섬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총 공급가능 쌀 물량은 4,200만섬 수준이 된다. 내년 수요량도 올해 (3,500만섬)정도가 될 것으로 보면 내년 재고는 약 700만섬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적정 재고량(560만섬 가량)을 훨씬 초과한다.

문제는 내년이다. 2년 연속 대풍을 가져온 주요 요인이 양호한 기상조건이었으나 내년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엘니뇨 현상이 그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우리나라는 엘니뇨가 발생한 연도에는 별 영향이 없었으나 그 다음해 많은 피해를 봤다. 발생 다음해 봄에는 가뭄이, 여름에는 잦은 비·저온·일조량 부족 등으로 쌀 수확량이 평년작 이하로 떨어졌다. 87, 93, 95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부는 엘니뇨현상 다음해의 기상이변에 충분히 대비키로 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쌀 농사 대풍의 「필요조건」중 하나인 기상조건이 크게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계속 풍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농민들의 생산의욕고취 ▲적정 재배면적 확보 ▲기상이변극복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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