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울땐 엑시머레이저,심할땐 라식/안압상승·각막혼탁 등 일시부작용도근시인데도 안경을 착용하면 보기에 안좋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고도근시의 경우 안경알이 두껍고 무거워 더욱 불편하다. 콘택트렌즈도 각막에 염증과 궤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근시를 근원적으로 교정하려면 수술적 방법을 택해야 한다.
방사상 각막절개술=구 소련의 안과의사가 70년대초 고안한 수술로, 각막의 바깥 표면을 방사상으로 절개, 각막의 만곡도를 변형시킴으로써 근시를 교정한다. 한 때 유행처럼 시행됐고, 지금도 일부 국가에서 시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80년대 초 들어왔으나 엑시머레이저 수술이 보급되면서 중단됐다.
엑시머레이저 각막절제술(PRK)=83년부터 실험적으로 굴절이상의 교정에 사용됐다. 열을 가해 태우는 일반 레이저와는 달리 각막 조직의 분자결합을 파괴하기 때문에 조직이 타지 않고 깨끗이 깎인다. 이 원리를 이용해 원하는 도수만큼 일정량의 각막을 깎아내 근시를 치료한다.
대개 근시의 진행이 멈춘 20∼40세 성인, 안경과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이 심한 사람에게 적용한다. ―6.0디옵터(렌즈의 굴절률을 나타내는 단위) 이하의 경도 및 중등도근시에서 실시하는 게 좋다. 최근에는 난시수술에도 이용된다. 수술은 수십초에서 수분이면 끝날 정도로 간단하며 고통도 없다. 그러나 수술 후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고, 몇개월간은 원시상태가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엑시머레이저 수술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이 정상시력을 회복했다. 그러나 일시적인 안압상승, 경미한 각막혼탁, 근시로의 역행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레이저 각막절삭 가공성형술(LASIK)=엑시머레이저가 널리 보급되면서 중등도 이하의 근시는 PRK로 효과가 좋으나, 고도근시는 각막혼탁이나 근시 역행 등의 부작용 때문에 논란이 됐다. 그러던 중 절삭칼로 각막을 벗긴 후 레이저로 각막의 실질을 깎아내는 라식수술이 개발됐다. 이 수술은 고도근시, 고도난시 등의 굴절이상과 켈로이드 체질인 사람에게 적용된다.
라식은 PRK와는 달리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하는 기간이 짧고 수술 후 시력회복이 빠르다. 그러나 각막 모양이 편평하거나 백내장, 유리체 및 망막수술을 받은 사람은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수술은 디옵터 ―6.0∼―25.0까지의 고도근시를 대상으로 하며, 사람에 따라 ―6.0이하의 경도근시에 시술하기도 한다.
라식은 외래에서 시행하는 간단한 수술로, 고도근시에서도 각막혼탁이 없는 등 후유증이 적고 통증이 거의 없는 안전한 방법이다. 그러나 수술비가 한쪽눈에 150만원 정도로 비싸고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요한다. 경도 및 증등도 근시환자는 라식수술 6개월 후 안경없이도 0.9∼1.0의 시력을 회복하며, 고도근시도 평균 0.8정도까지 좋아진다.
수정체 적출술=고도근시 환자의 맑은 수정체를 백내장 수술과 같은 방식으로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 근시를 없애는 방법이다. 각막을 깎아내거나 인공렌즈를 넣는 것보다 부작용이 적어 라식수술이 어려운 고도근시 환자에게 적합하다. 수술결과도 좋은 편이다.
각막 간질내 고리삽입술=90년초 미국에서 개발된 방법으로 고리모양의 물질을 각막 주변부에 삽입, 각막 중심부를 편평하게 함으로써 근시를 교정하는 치료법이다. 각막 중심을 손상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불편이 적고 수술시간도 15∼30분이면 충분하다.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이하범 한림대 의대 교수·강동성심병원 안과>이하범>
◎근시의 원인 및 관리/초등교 고학년 무렵 안구 과성장으로 발생/20세 이전에는 교정수술 않는게 좋아
사람의 눈과 카메라는 그 작동원리가 비슷하다. 카메라의 필터는 눈의 각막, 조리개는 홍채, 렌즈는 수정체, 암실은 유리체, 필름은 망막에 해당한다. 사진을 찍으려면 필름에 상이 맺혀야 하듯이 물체를 보려면 물체의 빛이 망막에 초점을 맺어야 한다.
근시란 가까이 있는 물체는 잘 보이나 멀리 있는 것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근시가 나타나는 이유는 안구의 전후길이가 길어져 정상 초점에서도 망막표면에 상이 맺히지 않기 때문이다.
아기때는 팔 다리와 마찬가지로 눈도 매우 작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커지기 시작하는 데, 안구의 성장속도와 정도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근시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안구의 지나친 성장으로 인해 발생한다. 중학교 때 급격히 근시가 심해지며, 성인이 되면 대부분 진행이 멈춘다.
아이들은 안경을 착용해도 6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칠판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하기 마련이다.
안과를 찾은 부모 중에는 근시가 심해졌다는 얘기를 듣고 「안경을 쓴 다음부터 눈이 계속 나빠진 게 아닐까」하고 의심하며 안경착용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저절로 성장하는 안구를 잡아둘 수는 없다. 안과 방문시 가성근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정확한 도수의 안경으로 시력을 교정해 주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안구의 성장이 계속되는 20세 이전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레이저각막절삭술 등의 근시교정술을 하지 않는다. 한창 공부하는 학생들은 형광등 불빛을 너무 가까이 해서 책을 보면 눈이 금방 나빠진다. 불빛이 어깨 뒤쪽에서 오도록 하고 50분 공부하고 난뒤 10분 정도 휴식해야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눈에 피로가 쌓일 경우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근시 진행이 두려워 독서 또는 학습을 게을리할 필요는 없다.<김응권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안과>김응권>
◎근시교정술의 부작용/수술후 교정시력이 안경·렌즈착용때보다 떨어지는 경우도 100명중 2∼9명꼴/눈부심현상따라 야간운전 못하기도
최근 20대 여성이 외래를 찾았다. 근시 없애는 수술을 받고 싶다고 했다.
수술하면 시력이 적어도 1.0이상은 되느냐고도 물었다. 엑시머레이저, 라식 등의 근시교정술이 많이 알려지면서 이상과 같은 질문을 하는 환자를 하루 서너명씩 만나게 된다.
안과 영역에서 1.0이상의 시력은 최상의 상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위 환자의 질문은 「수술은 100% 완벽한 것인가요」라고 묻는 것과 같다. 그러니 답변은 명확해진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레이저를 이용한 근시교정술의 효과는 보고자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중등도 근시환자의 80∼90%는 0.5이상으로 시력이 회복되고, 60∼80%는 1.0정도로 좋아진다. 고도근시는 수술 후 50∼60%정도만 0.5이상으로 회복된다. 객관적으로 볼 때 매우 우수한 것이지만 수술 후 1.0의 시력을 원하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근시교정술의 시력 회복정도가 다른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레이저 수술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에 차이가 있고, 수술 부위에 각막혼탁이나 근시가 재발하는 등의 부작용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전 이런 사항들을 설명하면 거의 대부분의 환자는 「그러면 수술 후 눈이 더 나빠지거나 실명할 수도 있나요」라고 묻는다.
근시교정술 후 빛이 안보일 정도로 시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단지 수술받은 각막부위에 감염이 발생, 치료 후에도 손가락을 겨우 셀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떨어진 예는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희귀한 경우로 사실상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수술 후 교정시력이 수술 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했을 때보다 떨어지는 경우. 이는 근시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100명 중 2∼9명꼴로 발생,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 정도까지 설명하면 약속이나 한듯이 이렇게 질문한다. 「수술을 하는 게 좋을까요, 안하는 게 좋을까요」 참으로 난감해진다. 수술 결과에 대한 통계학적 자료는 있으나 개개인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레이저 근시교정술을 받은 환자의 90%이상은 결과에 만족하는 편이다. 그러나 수술 후 시력감퇴, 눈부심 현상에 따라 야간운전을 못하는 불편 등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수술 전에 근시교정술의 유용성과 위험성을 잘 살핀 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수술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근시수술은 새로 나온 아이스크림이 맛있다는 말을 듣고 어디 한 번 맛좀 볼까하는 식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차흥원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안과>차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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