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설악/마음까지 물들이는 붉은 산(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설악/마음까지 물들이는 붉은 산(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입력
1997.10.09 00:00
0 0

◎한굽이 고개 돌때마다 오색단풍 더욱 짙어가는 설악의 양지바른 곳/사람공해 없는 계곡·약수터와 함께 이번 주말 ‘만추’의 절정설악산 단풍이 붉게 타오른다. 대청봉에서 불붙기 시작한 단풍이 설악 전체로 번져 외설악 천불동과 내설악 백담계곡, 한계령 고갯길이 이번 주말쯤 절정을 이룰 기세다. 이미 외설악의 설악동과 내설악 백담사로 들어가는 길은 단풍 인파로 발디딜틈이 없고 모든 길도 차량행렬이 줄을 잇는다. 설악동에서 가까운 대포항을 비롯한 바닷가 역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설악산은 워낙 산이 크고 깊어 단풍이 물드는 모습도 외설악과 내설악 그리고 북설악과 남설악이 완연히 구별된다. 물론 단풍은 외설악과 내설악이 더욱 장관이다.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인파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

남설악은 사람공해를 덜 느끼며 형형색색의 단풍과 약수와 온천, 깊은 산골의 만추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남설악은 대청봉 남쪽 자락으로 드리워진 한계령을 중심으로 오색약수와 오색온천을 끼고 있고, 고개정상 부근에서는 필례약수와 필례계곡이 길손을 반갑게 맞이한다. 고개를 다 내려서면 양양의 남대천과 낙산해변이 이어지고 귀로에는 미천골과 갈천약수길이 구룡령을 넘어 다시 한번 가을빛으로 장식된다.

남설악 한계령의 단풍은 설악의 양지바른 남쪽 자락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과 함께 밝고 화사한 오색이 일품이다. 초입인 장수대 입구부터 고갯길을 한 굽이씩 돌아설 때마다 점점 더 짙게 물들어가는 단풍은 고개정상에 올라서면 만물상을 연상케하는 기암과 어우러지며 한눈에 내려다보는 단풍의 물결은 설악권에서도 보기 드문 광경이다.

긴 고갯길은 이를 감상하느라 차들이 멈칫거리는 바람에 마냥 꼬리를 물고 있지만 누구도 짜증을 내는 빛이 없다. 군데군데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에 차를 세우고, 사진에 담기에 바쁘다. 암벽 사이로 하얀 구름이라도 한자락 걸치는 날은 영락없이 한폭 동양화를 그려낸 듯 더욱 절경을 이룬다.

남설악 단풍 나들이는 경치도 빼어나지만 다양한 먹거리와 오색온천, 필례약수와 오색약수, 갈천약수와 삼복약수 등 네 곳 약수를 빼놓기 어렵다.

오색온천은 특이하게도 한 곳에서 알칼리성 일반온천과 탄산온천이 동시에 솟아 두 가지 온천수를 번갈아 드나들며 이상적인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약수는 네 곳 모두 이름난 명수에 든다. 남설악은 숲깊은 거봉이 들어서 있어 깊은 산골에서나 맛볼 수 있는 신비한 먹거리들이 푸짐하게 이어진다.

◎먹을 거리/산삼 뺨치는 만삼 닭백숙 별미

남설악 한계령은 점봉산과 가칠봉, 응복산 등이 오대산과 이어지는 백두대간으로 숲이 깊고 가을철 산속의 먹거리들이 풍성하다.

필례계곡의 점봉산쉼터(0365-461-1858)는 송이구이와 느타리버섯 매운탕, 다래주와 돌배술 등 각종 산열매주가 있고, 오색약수터의 토속식당(0396―672―5621)은 송이칼국수와 송이해장국, 송이전골 등 송이요리가 기다리고 있다. 생각만해도 입에 군침이 가득 돈다. 식사 때는 산머루주를 한 잔씩 서비스로 내는 것이 특징이다. 구룡령을 넘어서면 광원마을의 올콩이네 민박(0366―32―5728)에서 희귀한 만삼 닭백숙을 맛볼 수 있다. 만삼은 일명 태삼, 선초, 참더덕 등으로 불려지는데 산삼과 맞먹는 약효를 자랑한다. 옛부터 닭에 넣어 푹 고아 먹으면 산전산후 또는 기가 허해진 여성에게 특효가 있는 보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는 길/홍천·인제거쳐 한계령 접어들어 구룡령으로 돌아와

기존의 설악산 가는 길로 홍천과 인제를 거쳐 한계교에서 한계령으로 접어들면 된다. 돌아오는 길은 갈천을 거쳐 구룡령을 넘어 홍천으로 빠진다.

토요일 아침 일찍 떠나면 막힘없이 서울을 빠져나갈 수 있고, 구룡령을 넘어올 때 서석에서 4.5㎞ 지점에서 좌회전, 444번 도로를 타면 막힘없이 홍천을 우회할 수 있다. 양수리의 체증도 용문 조금 못 미친 광탄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이포교를 거쳐 곤지암으로 나가면 다소 돌지만 막힘이 없는 지름길이 된다. 숙박은 점봉산 쉼터, 오색약수 토속식당, 올콩이네 민박이 등에 의뢰하면 무난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