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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위에 오른 ‘색깔’문제/5후보 사상검증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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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위에 오른 ‘색깔’문제/5후보 사상검증 토론회

입력
1997.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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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수준 벗어난 질문·강도 제각각 빈축사기도대선후보들의 「색깔」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한국논단」(대표 이도형)은 8일 서울 타워호텔에서 5명의 대선후보를 초청, 「대통령후보 사상검증 대토론회」를 가졌다. 대한민국건국회 한국참전단체연합회 실향민중앙협의회 등 「보수·반공」을 강조하는 단체들이 후원한 이날 토론에서 패널리스트들은 후보들의 사상문제와 통일·국방·대북정책에 대해 추궁하면서 「안보대통령」을 주문했다.

맨먼저 토론에 나선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 추진에 대해 『내각제를 추진하기 위해 정치노선이 조금 다른 세력과의 연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5·16직후 간첩 황태성씨 사건에 대해 『황씨는 과거 장인과 알던 사이였지만 그가 공작하러 왔다는 것을 알고 법에 따라 결국 사형을 집행했다』고 답변했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대선때마다 북한이 나의 당선을 방해했다』며 사상적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패널리스트들은 오익제씨 월북사건 등을 거론하며 김총재의 사상문제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김총재는 『반공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보다는 공산주의를 무너뜨리는 사람이 진짜 반공주의자』라고 강조했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부친의 한국전쟁당시 행적의혹설과 관련, 『전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아버지는 경찰서와 학교문앞에도 가보지 못하고 농사만 지으시다가 10년전에 돌아가셨다』고 해명했다. 이 전지사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적극적 대북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조순 민주당총재와 이회창 신한국당총재 순서에서는 정작 토론 주제인 사상문제 질문이 거의 나오지 않는 등 패널리스트들의 공세가 상대적으로 약했다. 조총재는 『대선후보의 사상과 안보관은 반드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병역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은 국가의 주요공직에 취임할 수 없도록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국당 이총재는 「3단계 통일론」 등을 거론하며 『현실성없는 통일방안을 내놓았다고 통일준비를 다했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김대중 총재를 겨냥했다. 이총재는 이어 두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법을 어기지 않았지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차남을 다시 군대에 보내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패널리스트들이 가끔 토론의 수준을 벗어나 자신들의 주장을 후보들이 수용해줄 것을 요구,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5명의 후보들에 대한 질문 강도가 제각각이어서 TV 생중계를 지켜 본 시청자들의 항의전화가 언론사에 빗발쳤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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