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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정치와 광폭정치/통치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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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정치와 광폭정치/통치스타일

입력
1997.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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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측근 위임… 막판 극단적 선택도김정일 당총비서에 대한 평가는 현재 북한 지도부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황장엽씨나 올레그 쉐닌 러시아 공산당 연합평의회 회장 등 고위층 인사들의 증언으로 「김정일론」도 어느 정도는 윤곽이 잡히고 있다. 우선 건강에는 가벼운 당뇨 외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한때 김은 성대 이상, 낙마상 등으로 집무가 불가능하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그가 정력이 왕성하고 의지가 강하다는 황씨의 주장이나 빈번한 군부대 시찰을 감안하면 건강상태는 의심할 여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우선 김총비서는 김일성 같은 카리스마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참모정치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핵협상, 4자회담, 개혁·개방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는 스스로 방향을 잡아가지만 실무사안에 대해서는 측근에 업무를 위임한다는 것이다. 김은 이미 70년대에 후계자로 지목됐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 인물들과 권력실세들을 만들어왔다. 그가 김일성 사후 이른바 통이 크다는 의미에서 「광폭정치」를 내세운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김정일의 통치스타일을 영화광인 그의 취향과 연계해 분석하기도 한다. 이들은 김정일이 영화 시나리오식으로 수미일관된 정책을 구상하는, 좋게 말하면 전략적 사고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내린다. 그래서 때때로 즉흥적·감각적이고,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일관되지 못한 지시를 내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김정일이 히틀러를 자신의 정치적 모델로 삼고 있다는 견해이다. 그가 막다른 길에 몰렸을 경우 대세 인정, 투항, 항복보다는 자폭, 옥쇄, 최후의 결전 등 극단적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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