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실·포크아트부터 데코파쥬·박공예 재료까지 18개 전문점서 할인판매/강좌개설·수입장식품도 취급무언가 만들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서울 중구의 남대문 지하상가가 있다. 새로나 백화점과 시경 사이 지하도에 들어선 이 상가는 공예 재료에 관한 한 전국 최고의 전문상가이다.
18개 공예전문점이 들어있는데 요즘 한창 뜨는 스텐실과 포크아트에서 부터 입체 데코파쥬, 스탠드공예 박공예 십자수 재료까지 다양하게 살 수 있다. 합지로 만든 장이 있는가 하면 스텐실의 원재료인 목재가구, 액자고리, 시계바늘과 숫자판 같은 것도 이곳에 있다.
어지간한 공예는 재료만 사면 만드는 법까지 일러주는 것도 이곳만의 장점. 아예 공예강좌를 연 곳도 많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물건은 시중가의 70∼90%선에 살 수 있으며 공예강사에게는 여기서 다시 30%정도를 할인해 준다.
가격도 싸지만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고 여기서만 살 수 있는 것이 많다. 섬유용 유성스텐실 물감이나 원통형 나무상자, 입체액자용 그림 등은 다른곳에서는 구하기 힘든 것. 인도나 동남아에서 들여온 실내장식용 소품 도매상점도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상오 9시부터 밤 10시까지가 공식 개점시간이지만 실제 개점은 업소마다 조금씩 다르다. 구석구석 살펴보자.
반디아트 스탠드공예 전문점. 스탠드(4,000∼3만원)와 그 위에 장식할 펄프지 한지 돌가루 지점토 등을 취급한다. 완제품 반제품도 싸게 판매하며 재료비만 내면 만드는 법을 가르쳐도 준다. (02)757―8033
홈하비 십자수 전문점. 역시 재료를 사면 만드는 법은 무료수강. 450가지 수실과 수백종의 수본을 갖추고 있으며 앞치마 턱받개 식탁보같은 반제품도 판다. 완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 부업 희망자도 구한다. (02)779―1569
홍공예 스텐실 전문점. 6개들이 붓세트가 1만5,000원 1온스짜리 12색 물감세트가 1만7,000원으로 5개이상 구매하면 도매가로 판다. (02)776―0924
동해지점토 칼라믹스 전문점. 지점토 막점토도 판다. 구비한 색이 다양한(12가지) 것이 특징. (02)777―3528
파스텔 액자와 종이공예 전문점. 종이공예는 고운 색의 펄프지를 활용해서 꽃이나 전원풍경같은 그림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는 기법. 종이공예교실(수강료 5만원)도 있다. (02)773―9838
취미공예 유일한 한지지함공예전문점. 속칭 하드보드지로 부르는 합지로 만든 함부터 스탠드 문갑 등을 한지와 함께 다양하게 구비해놓았다. 10만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지함공예를 배울 수 있다. (02)776―5675
손공예 스텐실과 데코파쥬 전문점으로 물감과 포장지, 접착제 원목재료를 판매한다. (02)779―4463
겔로이 포크아트 스텐실 전문점으로 재료가 다양하다. 10만원을 내면 3개월동안 스텐실과 포크아트를 가르쳐주는 워크숍을 운영한다. (02)771―6366
화인공방 스텐실과 종이공예(한지 펄프지) 액자전문점. 회원으로 가입(회비 5만원)하면 스텐실은 12작품, 한지는 10작품, 펄프는 5작품을 만들때까지 지도해준다. (02)778―8846
각시공방 스텐실 포크아트 지점토 칼라믹스 데코파쥬 전문점. 재료를 사면 만드는 법을 일러준다. 데코파쥬를 위한 그림을 가장 다양하게 갖추고 있으며 대용량(250㎖) 포크아트 물감과 유성 스텐실 물감을 구비했다. 문열면 소리나는 하프, 벽화용 대형 스텐실 본같은 것도 여기서 살 수 있다. (02)756―7449
◎남대문 ‘인도여행 세계여행’ 남근영씨/“외국인 노점상들도 물건떼가요”
남대문 지하상가 공예전문점들 사이에 자리잡은 「인도여행 세계여행」. 인도와 아프리카 동남아에서 온 독특한 실내장식 소품을 도매로 판매하는 곳이다. 돌을 깎아 만든 코끼리와 거북, 낙타뼈로 만든 보석함 등 재미있는 물건이 많다. 흔한 것은 수직배낭가방부터 은반지 실팔찌 인도향 등으로 어디서 많이 보던 것이다. 다름아닌 외국인 배낭여행객들이 노점에서 팔고있는 품목들.
『여기가 바로 외국인 배낭여행객들이 물건을 떼가는 도매상』이라고 주인 남근영(29)씨가 귀띔한다. 가뜩이나 짐을 줄여다니는 배낭여행객이 저런 것을 어떻게 줄줄이 싸왔을까, 외국인 노점상을 지나칠때마다 느꼈던 의문이 단번에 풀린다.
남씨도 배낭족 출신이다. 순천여고를 졸업하고 여행이나 즐기는 「백조」로 살던 남씨는 25살때에야 대학에 가겠다고 서울에 올라왔다. 그렇게 들어간 부천전문대 공예과는 『혼자서 대기에는 학비도 만만찮았고 공부가 체질에도 안맞아』 입학하던 해에 작파하고 불교용품점에서 일했다. 그때 인도쪽에서 온 물건도 다뤘는데 요가가 좋아서 인도여행도 하게 되었다. 그때 들여온 인도물건은 주로 남대문 수입상가쪽에 판매했었다.
본격적인 도매상으로 나선 것은 외국인 친구가 우리나라에 공부하러 왔다가 돈을 잃어버린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돈벌이 삼아 팔라고 권유한 것이 성공하자 한명 두명 배낭여행객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95년 봄에 지금의 지하상가에 아예 도매상을 내버렸다.
『태국의 카오산로드나 인도 델리의 파하르간지처럼 배낭족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 있거든요. 거기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지 우리나라에 발을 딛자마자 찾아오는 배낭족들이 많아요』라고 남씨는 말한다. 단골이 150명은 되는데 미국 영국 캐나다같은 선진국 배낭족이 가장 많고 아프리카 이스라엘 배낭족도 있다. 물론 한국 대학생들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가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여기서 파는 물건은 가장 비싼 것이 25만원짜리 인도의 골동품 주전자이지만 대부분은 1만원대의 저가품. 500원짜리도 있다. 뱃속에 조그만 코끼리가 들어있는 돌코끼리는 9,000원 수직배낭가방은 1만2,000원 등으로 도매가의 두배로 받는다는 소매가도 무척 쌌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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