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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값이 금값’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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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값이 금값’시대 온다

입력
1997.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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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 구리 컴퓨터칩 개발… 가치 급성장인간이 구리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BC 8700년께. 1만년이 넘는 역사를 인류와 함께 해온 최고의 금속, 구리는 현대사회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금속으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최근 이같은 구리의 성가를 한층 높여준 뉴스가 전해졌다. IBM사가 반도체 회로소자에 알루미늄 대신 구리를 사용한 새로운 컴퓨터칩을 개발한 것. 업계는 구리칩이 실용화할 경우 정보처리 속도가 기존보다 40%이상 빨라지고, 비용도 3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다 작은 공간에 보다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전문가들이 「새로운 시대를 연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한 구리칩의 개발은 세계 구리업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구리의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TV VTR 에어컨 음향기기 등 가전제품 치고 구리가 사용되지 않은 것은 없다. 구리는 차량 부품의 주재료이기도 해 승용차 한대에 무려 13㎏의 구리 및 동합금 부품이 들어있다. 또 건축분야의 각종 배관재와 통신장비, 케이블, 안테나 등 첨단설비에도 구리는 필수품이다. 이 때문에 구리 수요의 추이는 한 나라의 경제성장 정도를 반영하는 척도로도 쓰인다.

90년대 들어 중국 등 아시아지역의 급속한 산업발전에 힘입어 구리의 수요는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침체됐던 구리광산의 개발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아프리카의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이른바 「구리벨트」와 파푸아 뉴기니 등 과거의 주공급원이 정치적 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반면, 칠레 등 남미지역은 새로운 공급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칠레는 한국의 금속회사들도 여럿 진출한 지역으로 지난해에는 무려 24%의 생산량 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구리를 활용한 첨단기술의 개발이 가속화할 경우 머지않아 금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할 때 쓰였던 「동값」이라는 말의 의미가 바뀔 수도 있다.<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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