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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입는 미국아이들/신재민(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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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입는 미국아이들/신재민(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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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최근들어 교복을 입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났다. 사립학교의 경우 오래전부터 학교에서 나름대로의 교복을 정해 입혀왔지만 이제는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막론하고 공립학교에서도 교복을 채택하는 곳이 많아졌다. 10∼20년전만해도 교복이 학생들의 자기표현을 억제하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형성하는데 해가 된다는 이유로 말도 꺼내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철저한 교육자치가 이루어지는 나라여서 정확한 통계가 불가능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게 이곳 교육전문기관들의 조사결과이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의 경우 이번 가을학기에 들어서면서 328개 공립학교중 반이 넘는 196개 학교에서 교복착용을 학칙으로 채택했다. 지난해보나 두배 이상 늘어난 숫자이다. 또 일리노이주 시카고시에서도 80% 가량의 학교에서 교복을 인정하고 있고 뉴욕시의 경우도 지난해에는 10%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에는 25%로 늘어났다.

물론 대부분의 학교가 아직은 교복착용을 강제하지는 않고 학생들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 지역사회 학교 심지어는 학생들에게 조차 교복이 점차 긍정적 반응을 얻게되면서 교복착용을 학칙으로 정하는 학교도 생겨나고 있다. 어떤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대해 교복을 채택해줄 것을 요구하는가하면 학생들을 상대로 교복입기 캠페인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톤시에서는 125개 공립학교중 58개 학교가 교복착용을 자율에 맡기고 있고 18개 학교는 아예 학칙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교육전문기관들의 평가에 의하면 교복착용은 여러가지 면에서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 우선 미국학교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부각되어온 학교폭력이 줄었다는 것이다. 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의복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학생들도 친구와 어울릴 때 옷때문에 빚어지는 열등감없이 지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의 롱비치 교육구에서는 94년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체에 대해 교복착용을 강제화한 이후 학교범죄가 36%나 줄어들었다는 통계도 나와있다. 또 교육전문가들에 의하면 일단 어떤 상표의 옷이 학생들사이에 유행하기 시작하면 마치 산불처럼 번져나가 갖가지 폐단을 낳고 있는데 교복은 바로 이같은 「패션경쟁」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에 최우선적 가치를 두고 있는 미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현상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우리도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같다.<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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