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품 경매가 활발한 구미에는 고미술 유통과 관련된 3D가 있다. 우미한 고미술과는 어울리지 않게 병(Disease) 이혼(Divorce) 죽음(Death)이라는 어두운 단어들이다. 골동품은 이러한 불행한 가족사 끝에 국제경매시장으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우리 고미술의 해외유출 경위는 이와는 많이 다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기 전후에 집중적으로 반출된 그 고미술은 국가적 수난의 증표들이다. 최근 뉴욕 소더비 경매장으로부터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인기가 높던 한국미술품경매 실적이 저조해졌다는 것이다. ◆근래 한국 고미술값이 치솟았지만, 고객은 대부분 우리 것을 되찾으려는 한국인이었다. 뉴욕 경매장은 해외에 있는 우리 고미술품이 집산되고 임자를 만나 귀국길에 오르는 공항같은 곳이다. 그런데 불경기가 계속되자 골동품 애호가인 한국 큰손들의 발길이 끊겨 거래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한편 일본 수집가가 소장하던 고미술 35종이 한국인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자에게 강탈되어 그중 일부가 중국을 거쳐 국내에 반입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고미술은 결국 일본인의 뜻에 따라 도난해제가 신고돼 한국인이 합법적으로 매입, 소장하고 있으며 나머지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과거의 부도덕에 맞선 불법 반환」의 과정이 착잡하기도 하고, 사필귀정의 결과가 다행스럽기도 하다. 고미술은 늘 합당한 자리에 가 있어야 한다. 외국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개인이 아니라 번듯한 박물관에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자리라면 얼마나 좋은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