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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민심/박상준 전국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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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민심/박상준 전국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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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뭐니뭐니 해도 올 연말 대선의 향배라고 생각된다.사상 처음으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인지, 경선 불복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과연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인지, 궁금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얼마전 택시를 타고가다 민심을 전해 들을겸 운전기사에게 넌즈시 물었다.

『요즘 대선후보들에 대한 승객들 반응이 어떻습디까』

운전기사의 대답은 『아예 관심없습니다』였다. 『누가 되면 어떻습니까, 당선돼 봐야 서민들 생각이나 합니까』라며 말을 잘랐다.

대선 분위기에 대한 귀동냥이라도 하려 했던 기자는 상당히 멋적었다. 반응이 이처럼 냉담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운전기사는 한참 지나 도로변 횟집 수족관에 있는 산 오징어를 보더니 대뜸 『요즘 산 오징어 한마리 값이 얼마인지 아십니까』하고 되물어왔다.

『많이 싸졌다던데요』하니까 운전기사는 기다렸다는듯 말을 이었다.

『시장에 가면 스무마리에 4,000원 하니까 한마리에 200원밖에 하지 않습니다. 이 오징어가 횟집에서는 서너마리 썰어서 2만∼3만원에 팔아요. 사회구조가 이래서야 서민들이 잘 살 수 있겠습니까』라고 뱉어놓는 운전기사는 불만이 가득한듯 했다.

우리나라의 유통구조가 엉망인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실물경제의 심각함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지난 7월 수산물 수입이 전면 개방되면서 국내 수산업계는 빈사지경을 맞고 있다.

중국산 등 저가 수산물의 무분별한 반입으로 부도업체가 속출하고, 살아남은 업체들도 어떻게든 이 고비를 넘겨 목숨은 지키자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처럼 저가 수산물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데도 서민들의 장바구니가 가벼워졌다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입자유화 확대조치를 취하면서 정부가 밝힌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 경감효과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대선후보들은 벌써부터 전국을 돌며 TV토론회, 선거공약 발표회 등을 통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어 선거전이 본격화한 느낌이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해 서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개발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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