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뜻 담은 도자기조각 5천개로【도쿄=김철훈 특파원】 2차대전중 오키나와(충승)에 강제연행된 한국인 군대위안부를 추모하는 위령비가 일본인들과 민간단체의 성금에 의해 다음달 9일 오키나와현 도카시키시마(도가부도)에 세워진다. 일본 땅에서 군대위안부 위령비가 세워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일동포 3세 도예가인 이주인마리코(이집원진리자)씨가 「환생」을 주제로 제작한 위령비는 일본 전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추모의 뜻을 담아 만든 도자기조각 5천개로 이뤄져 있다. 제작비는 기쓰다하마코(귤전빈자·84·달걀껍질모자이크 작가)씨 등 뜻있는 일본인과 민간단체가 5년간 모은 성금(1천3백만엔) 등으로 충당됐다. 위령비가 세워질 부지 약5백㎡도 현지주민이 무상으로 제공했다.
위령비 건축의 중심인물인 기쓰다씨가 이 사업을 추진한 것은 91년 제작된 군대위안부에 관한 영화 「아리랑 노래―오키나와로부터의 증언」(박수남 제작 감독)을 보고난후 부터이다. 당시 기쓰다씨는 실제로 오키나와 군대위안부 출신으로 영화에 출연한 배봉기(91년 작고)씨로 부터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더욱 생생한 진상을 알게 됐다.
그러나 배씨가 곧 별세하자 도와줄 방법이 없어진 그는 일본인전몰자의 위령비는 있어도 위안부를 위한 위령비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아내고 위령비 건설을 결심했다.
이같은 뜻은 가나가와(신나천)현과 이바라키(자성)현의 시민단체에까지 전해졌다. 이들이 「아리랑 위령비를 만드는 회」를 결성하고 성금모금을 시작하자 여기에 공감한 사람들의 도움이 쇄도했다. 기쓰다씨는 『일부에선 군대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비참한 체험은 잊지 말아야할 그대로의 산 역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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