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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고문이 애태우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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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고문이 애태우게 하네”

입력
199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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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대위장직 수락 안밝혀 여 선대위 발족 지연이번주초로 예정됐던 신한국당의 선대위발족이 지연되고 있다. 이회창 총재가 김윤환 고문과 함께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점찍어 둔 박찬종 고문이 수락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종카드」는 같은 민정계인 이한동 대표―김고문의 보수편향 색채를 보완하면서 영남과 수도권의 지지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이총재의 판단이다. 특히 박고문이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세대교체와 개혁이미지를 공유, 이 전지사의 지지기반 잠식에도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고문이 5일 박고문을 만나 선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이총재도 2∼3일내 박고문과 직접 접촉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고문은 『생각해 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고문의 주변인사들은 그가 이총재와 손을 잡는 방안과 이 전지사의 신당참여 등 두갈래 길을 놓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측근은 『박고문은 「대선패배」이후의 정치적 입지까지 포함한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중』이라며 『때문에 이총재와 박고문의 회동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고문의 선대위원장 수락여부는 경선후 두달이 넘도록 「정치적 칩거」를 해온 그의 진로를 사실상 가름할 분수령이 될 뿐 아니라 전당대회이후 당의 결속강도를 가늠할 상징적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안팎의 각별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총재는 그러나 박고문이 끝내 고사할 경우 김덕룡 의원을 대타로 내세울 방침이다. 김의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정권재창출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인선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이총재측은 보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득표력제고의 차원에서 김고문과 김의원 외에 권역별 중진 또는 경선주자 및 민주계중진들을 대거 선대위원장단에 포진시키는 과두체제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대두되고 있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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