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자본주의 바람’ 솔솔/평양 세계학생축전후 외국인·유학생 등 영향/청소년 규범일탈 급증/북 당국 단속에 골머리북한 젊은이들의 규범 일탈 행위가 급증, 당국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와 당기관지 노동신문, 귀순자 등에 따르면 북한 젊은이들도 여러 경로를 통해 유입되는 자본주의 물결에 편승, 몸에 꼭 끼는 쫑대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가 하면 남녀간의 대담한 애정표현이 거리낌 없이 행해지고 있다. 또 여성들이 짙은 화장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같은 유행에는 지난 89년 평양 세계학생축전 때 북한을 방문한 재일교포 등 외국인들이나 고위층간부 자제, 해외근무자, 출장자들의 영향이 컸다.
당국의 요주의 대상은 장발, 외국문자가 새겨진 옷 및 치마바지와 청바지, 짙은 화장, 문신, 대담한 애정표현, 패싸움과 주패놀이(도박의 일종) 등 다양하다.
남녀가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에 대해 북한당국은 『거리의 풍치에 어울리지 않으며 교통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령을 내렸다. 장발에 대해서는 『저속, 흉칙하고 노동에 불편하며 위생문화적으로 불결하다』, 청바지와 치마바지에 대해서는 『제국주의자들은 지금 옷차림에서부터 우리 청년들을 이질화하려고 진바지나 치마바지, 기워입은 것 같은 얼룩덜룩한 옷을 입게 하는 책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이런 「불량행위」에 대처하는 방법도 여러가지이다. 우선 남자 고등 중학생의 앞머리카락은 길이가 2∼2.5㎝를 넘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대학생은 3∼4㎝까지 허용된다. 여자들은 퍼머는 해도 되지만 뒷머리를 길게 하거나 풀어 헤치는 스타일은 규제 대상이다.
또 「불량 청소년 그루빠」라는 단속조직을 통해 규정을 어기는 청소년들을 적발, 3∼6개월씩 노동단련대에서 교화훈련을 시킨다. 노동단련대는 일손이 부족하고 일이 고된 탄광, 공장, 협동농장 등에서 지정되기 때문에 한 번 적발된 청소년들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새 출발의 각오를 인정받기 전까지는 단단히 고생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청년전위」가 올해초부터 『부르조아 생활풍조의 침습을 철저히 막아내자』고 강조하며 특히 머리단장을 혁명하는 나라 청년답게 우리식으로 하자는 류의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선전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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