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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함께 떠나는 솔·빛·별 가족 세계여행/인터넷통해 제1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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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함께 떠나는 솔·빛·별 가족 세계여행/인터넷통해 제1신

입력
199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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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31일 설레임속 김포공항 출발/낯선 LA… 뽀뽀도 아무데서나 하네/9월18일 드디어 대륙횡단을 떠나다/26일 빅서에 도착 컨디션은 OK『노트북PC와 디지털카메라, 캠코드만 달랑 들고 세계를 누빈다』 화제의 주인공은 8월31일 1년 예정으로 50여개국 여행길에 나선 「솔빛별 가족」.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고국의 네티즌들에게 제 1신을 보내왔다. 「솔빛별」은 전직기자인 조영호(41)씨와 부인 노명희(36·동요작가)씨가 딸 예솔(9·청계초등 3년)양과 쌍둥이 자매 한빛(8·〃2년)·한별(〃)의 끝 글자를 따 만든 애칭. 조씨는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일찍 보여주는 것만큼 소중한 교육은 없다』고 판단, 퇴직금과 전세금, 자동차 판돈 등 6,000만원을 가지고 떠났다. 14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고 솔·빛·별도 1년간 휴학시켰다. 세계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배우면 학교교육보다 못할 것이 없다고 조씨는 굳게 믿고 있다. 멀티미디어 전문업체인 (주)솔빛(대표 박현제)은 이들이 보내오는 일기와 사진 등을 홈페이지 「솔빛별의 세계탐험」(www.eduland.com/slvfam/home.html)에 담아 중계하고 있다. 솔빛별네의 세계일주 여행을 네티즌들과 뒤따라가 본다.

8월31일 한별=하오 2시30분(이하 현지시간) 우리 가족 5명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는데 인도인처럼 생긴 아이가 엄마한테 「아이젠나」라고 말하면서 울었다. 그 뜻이 궁금했다. 엄마는 「아이스크림 사달라」는 말이라고 해석했으나 나에게는 「엄마, 엄마」로 들렸다. 논란을 벌이고 있는데 그 아이의 엄마가 안아주니 울음을 바로 그쳤다. 그래서 나는 그 뜻이 「나 안아줘」라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행 첫날 낯선 미국땅에서 인도말을 처음 배운 것이다.

9월1일 한빛=LA에는 처음보는 신기한 것들이 너무 많다. 거리에는 우체통 같이 생긴 것이 자주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니 동전을 넣고 사용하는 신문판매대였다. 거지도 한국과 달랐다. 옷을 많이 걸치고 있어 우리나라 거지보다 부자처럼 보였다. 뽀뽀도 아무데서나 막한다.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본 미국인 남녀는 한참 동안 해변에서 뽀뽀를 했다. 여러번 뒤돌아 봤다. 네번째 봤을 때 그들은 뽀뽀를 끝냈다. 그래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에이 더하지」

9월2일 엄마=모하비 사막을 거쳐 라스베이거스에 도착, 야경을 감상했다. 너무 아름다웠다. 환경이 갑자기 바뀐 아이들은 가는 곳마다 신기하고 놀라운 것이 많아 일기쓰는 데 여러움을 겪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곧 익숙해 질 것이다. 일기쓰기를 독려하기 위해 잘된 글을 쓰면 스티커를 주고 있다. 이 스티커 50장을 모으면 4달러 짜리 선물을 사주기로 약속했다.

9월8일 예솔=제 1호가 탄생했다. 제1호는 여행중 가장 먼저 아픈 사람을 가리키는 우리가족의 암호이다. 다름아닌 아빠가 제 1호가 됐다. 몸살에 걸리셨다. 아침부터 열이 대단하다. 아빠가 아프면 큰 일이다. 운전도 못하지, 다니지도 못하지. 하나님 탐험대장 우리 아빠를 낫게 해주세요.

9월11일 아빠=인터넷 연결이 안된다. 미국의 인터넷에는 접속할 수 있지만 초기화면에서 비밀번호를 넣으면 자꾸 연결이 끊어진다. 국제간 인터넷 연동서비스인 「로밍」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같다. 로밍 서비스는 우리나라 인터넷 업체인 아이네트가 해주기로 했는데 착오가 생긴 모양이다. 한국에서는 일기를 빨리 보내라고 재촉인데 걱정이다. 급하면 인근 한인학교의 인터넷 시설을 이용해야 겠다.

9월12일 예솔=아빠가 3개월 동안 미국대륙을 여행하기 위해 렌터카를 마련했다. 그차에 「새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렌터카 주인은 우리가족 모습이 측은했는지 월사용료 1,600달러를 100달러나 깎아줬다. 아빠는 앞으로 3만2,000㎞를 달려야 하니 휘발유 값도 무시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엄마는 휘발유가 떨어져 캄캄한 밤중에 차가 서버리면 어떻게하느냐고 걱정했다. 아빠는 우리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9월18일 엄마=샌프란시코와 LA에서 18일간 현지적응을 끝내고 드디어 대망의 대륙 횡단여행을 시작했다. 슈퍼에서 쌀과 생수 밑반찬 등을 구입한 후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1번도로를 타고 질주했다. 이제부터 안락한 호텔생활은 끝이고 캠프장에서 텐트를 치고 자야한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9월22일 한빛=LA에서 차로 5시간 거리에 있는 덴마크 마을인 「솔벵」 근처 캠프장에서 「크리스티나」가족을 만나 사귀었다. 그들이 우리가족을 집으로 초대했다. 미국사람집은 우리와 많이 달랐다. 집안에 카펫이 깔려 있는데도 신발을 신고 다녔다. 크리스티나의 남동생은 카펫 위에 엎드려 놀기도 한다. 신발을 신고 다니는 곳에 엎드려 있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음식맛도 달랐다. 크리스티나 아빠가 직접 통닭 바베큐를 해주셨는데 너무 맛있었다.

9월26일 엄마=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달리다 「빅서」라는 캠프장에 도착했다. 캠프생활을 하다보니 피부에 좁쌀같은 알레르기가 생겼다. 햇빛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 모두 컨디션이 좋아 마음이 놓인다.

일주일 단위로 소식을 보내오는 「솔빛별」네의 인터넷 일기는 여기서 일단 멈췄다. 이들은 현재 LA와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시애틀에 도착했다. 앞으로 북미와 중남미, 호주,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 중국, 일본 등을 여행한 뒤 내년 8월께 귀국할 예정이다. 솔빛별가족은 내년 8월 열리는 제2회 부천국제영화제 홍보사절 역할도 한다. 방문하는 나라마다 우수영화 정보를 수집해서 대회조직위에 제출하는 일을 맡고 있는 것이다.<홍덕기 기자 hongdk@korealink.co.kr>

◎아버지 조영호씨/“현재 시애틀 여행… 귀국후 책 낼 예정”

솔·빛·별의 아버지 조영호씨는 인터넷을 통해 성공적인 여행을 기원하는 고국의 네티즌들에게 인사말과 최근 상황을 전해왔다.

―현재의 위치는 어디인가.

『우선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한다. LA와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등을 거쳐 현재 시애틀을 여행하고 있다. 일정상으로는 캐나다 밴쿠버에 가있어야 하는 데 여행준비하다가 늦어졌다』

―경비는 얼마나 들 것으로 예상하는지.

『6,000만원을 잡고 있다. 이가운데 항공요금만 1,000만원이 든다. 숙박비나 생활용품 구입비 등으로 5식구가 하루 평균 15만원을 사용하는 셈이다』

―장기여행이 장점도 많지만 아이들의 학습결손이 클텐데.

『교육부와 학교에 알아보니 연간 수업일수의 3분 1을 채우면 학교장 재량으로 월반이 가능하다. 1학기를 마치고 떠났으므로 돌아가 월반하면 또래와 같이 공부할 수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

―직장까지 그만두었는데 귀국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성서에 보면 내일 걱정은 내일 하라고 돼있다. 다녀와 생각하겠다. 여건이 허락하면 멀티미디어 영상분야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다』

―돌아와서 하고 싶은 일은.

『우리가족이 매일 써서 인터넷에 올린 일기와 기행문, 사진 등을 모아 책을 낼 예정이다. 또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자료를 편집,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싶다. 동요작가인 아내가 채집하고 있는 여러나라의 전통음악과 소리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홍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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