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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장에의 새로운 접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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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장에의 새로운 접근(사설)

입력
199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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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간에 무역전쟁이 불붙고 있지만 미국시장은 우리에게는 회피해야 할 시장이 아니라 참여해야 할 시장이다.미국시장에 대한 접근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 대한 통상전략과 전술을 재편성해야 한다. 미국시장은 세계적인 시장이다. 규모가 크고 시장경제체제가 상대적으로 가장 잘 발달돼 있다. 따라서 경쟁도 치열하다. 여기에서 살아남아야 세계적으로도 역시 오래 생명력을 지켜 나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미국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무역협회가 미국 상무부통계에 근거, 분석한바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미국의 총수입액은 4,170억2,000만달러로 한국상품수입액(109억100만달러)은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90년 3.7%, 95년 3.2%, 지난해의 2.9%에 줄이어 하강곡선을 그린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한국시장점유율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역으로 급신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대미무역적자는 지난 94년 이후 크게 신장하고 있다. 94년 19억2,500만달러에서 95년 62억7,200만달러, 지난해 116억3,4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올해들어서도 8월말 현재 71억1,400만달러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용」들 가운데 대미적자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한국뿐이다.

대미투자에서도 한국의 참여는 미미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 대미 직접투자는 지난해 692억달러로 전년보다 12%의 증가를 보였으며 투자잔액은 총 6,300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우리 나라의 투자잔액은 겨우 3억9,4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일본은 역시 세계 제2의 경제대국답게 1,181억달러를 보였고 우리 나라와 경쟁국인 대만, 싱가포르 등도 각각 23억달러, 15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시장에서의 우리의 이 빈약한 위상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고임금·고금리·고지가·고물류비·고규제·저생산성 등 우리 경제의 고비용 저효율체제에 따른 경쟁력의 약화에 근본적인 요인이 있다. 그러나 재벌그룹 등 경제일선에서 뛰고 있는 기업과 기업인들의 안이한 선택에도 중대한 책임이 있다. 미국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차 힘들게 되자 여기에서 퇴출, 통상 및 투자의 주시장을 중국·우즈베키스탄·폴란드·체코·루마니아·베트남·인도 등 구공산권 및 제3국시장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국가로의 진출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시장의 세계화시대에 유리한 거래 및 투자여건을 쫓아 통상과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은 지극히 순리적이다. 그러나 미국시장에 밀려나고서도 장기적으로 세계에서 경제적 생존이 가능하겠는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힘이 들더라도 미국시장을 지켜야 한다.

미국시장에 재도전해야 한다. 일본처럼 통상의 어려움을 현지 투자로서 보완할 수도 있다. 미국시장에 뿌리를 내린 서유럽·캐나다·일본 등은 직접투자에 오랫동안 땀을 쏟아왔다. 기업들은 미국시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정부도 국제협약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뒷받침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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