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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 꿈/여기에서 펼치세요

입력
199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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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승무원회’ 오정아 회장 등 3인/어학원서 지망생대상 인터뷰요령·인사법·매너 매주 토요일 무료특강『허리를 좀 더 굽히고 엉덩이는 빼세요』

서울 강남구 G영어학원 3층 강의실. 오정아(28·여)씨가 인사법 훈련에 한창인 10여명의 남녀수강생 틈을 비집고 다니며 자세를 교정해 주느라 여념이 없다. 「어학원에서 웬 인사법」하고 의아하겠지만 수강생들의 태도는 자못 진지하다. 오씨는 전직 스튜어디스들이 항공사 승무원 지망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올 4월 결성한 「항공승무원회(Air―crew Veterans Association)」 회장이다.

30개월가량 스튜어디스로 활동하다 올해 초 퇴직한 오씨는 현역시절 닦은 어학실력이 녹슬지 않도록 하기위해 이 학원에 등록했다가 항공사 승무원이 되려고 어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주변 수강생들에게 승무원 생활이나 입사 요령 등을 자문해 주다 아예 후배 황희선(27·여)·손모경(여·27)씨와 함께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섰다.

학원측에 무보수 강사직을 자임, 수강생 중 스튜어디스나 스튜어드 지망생들을 받아 무료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국내·외 항공사 채용정보와 서류전형에서부터 최종면접까지 6, 7단계에 이르는 시험준비는 물론, 머리손질법(Hair―Do) 화장법(Make―Up) 인터뷰요령 인사법 매너 대화법 등 기본기까지 매주 토요일 3시간씩 특강하고 있다.

PC통신 게시판에 안내 전화번호를 올렸더니 문의도 쇄도했다. 전문승무원교육기관 월 수강료가 80만∼100만원에 이르다보니 선뜻 마음을 먹지 못하던 지망생들도 찾아 왔다. 현재 수강인원은 40여명. 고작 3명이 협소한 강의실에서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아 최근에는 별도의 선발과정도 만들었다. 체형과 자질이 항공사의 일반적인 채용기준과 너무 동떨어진 학생들까지 무턱대고 수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학원측에서도 AVA회원들의 열성을 보고서는 요즘에는 이들을 유명 어학강사 못지않은 VIP로 모시고 있다.

오씨는 『승무원생활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승무원이 되려는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며 『후배들이 은퇴한 뒤 또 후배들을 가르치고, 그래서 AVA가 대가족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02)3467-9289<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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