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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조희연 교수(NG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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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조희연 교수(NGO 인터뷰)

입력
199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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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사회변혁 전면나설때”/독재·천민형 성장주의 노폐물 제거 수술 필요/정부·제도권정당 견제,이념다양성 존중돼야90년대초 정치운동과 구별되는 「새로운 사회운동」을 모색,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출범에 깊이 관여했던 성공회대 조희연(41·사회학) 교수가 지난달 27일 열린 참여연대 3기 총회에서 협동사무처장을 맡았다. 80년대말 진보학계의 신세대로 등장, 『민중에 바탕을 둔 시민사회운동이 변혁의 주체』라고 주장했던 그는 『70, 80년대 치열한 역사인식과 현실개혁에 고민하던 세력이 참여하고 있는 NGO가 정치·사회의 영원한 「불침번」으로 사회변혁의 전면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년여간 미국과 영국의 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재직하고 지난달 귀국했다.<편집자 주>

―과거에 비추어 현재 한국사회의 성격을 규정한다면.

『60년대 이후 87년까지 정치적으로는 독재, 경제적으로는 압축형 천민자본주의 시대였다. 모든 사회·경제자원이 성장만을 위해 사용됐다. 87년 민주화운동 이후는 보수적 민간정부가 들어선 「포스트 권위주의시대」이다. 그러나 이 변화과정에서 사회·경제적 혁신은 불완전한 성형수술이었다. 독재의 병폐와 천민형 성장주의의 노폐물을 제거하려면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90년대 들어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NGO와 재야운동의 차이점은.

『시민의 자율적 참여, 정부로부터 재정·행정의 독립을 NGO의 넓은 의미로 볼 때 둘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사회변혁운동은 시대조건에 따라간다. 독재정권하에서는 자율적인 활동공간이 없었다. 단지 관변단체와 전투적인 재야세력만이 존재했다. 민주화가 진척되고 자유로운 정치공간이 확대되면서 환경 복지 등 다양한 사회욕구가 분출, 재야단체가 NGO의 중추세력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정치색을 띤 재야단체를 NGO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찮은데.

『우리사회는 대단히 정치화된 사회다. 모든게 정치로 통하지만 정치에 대한 불신은 높다. 사회변화에 부응한 정치쇄신의 부재와 새정치에 대한 염원이 강하다는 뜻이다. 민간세력이 정치를 바꾸는 밑거름이 돼야 한다. 재야단체들도 당연히 NGO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렇게 본다면 국내 NGO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NGO로 보기는 어렵지만 한국자유총연맹 등 보수세력입장에서는 전국연합 등은 극좌에 가깝다.

『NGO의 다양한 이념은 존중돼야 마땅하다. 한국의 NGO들은 반공이념과 사회의 보수성향 때문에 오히려 이념의 스펙트럼이 좁은 편이다. 90년대 새로 생긴 NGO들이 재야단체와의 차별성을 강조, 지나치게 온건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경향이 있다. 한반도가 최대쟁점이었던 국제적 지뢰제거 문제에 대해 국내NGO들의 입장표명이 없었던 것은 협소한 이념의 현주소다. 현존하는 이념의 지평에 안주한다면 정부나 제도권 정당을 견제하는 사회적 불침번이 될 수 없다』

―외국의 시민사회운동을 체험하고 돌아왔는데 외국의 경향은 어떤가.

『그린피스 등 거대 NGO들의 고령화·관료화는 서구에서도 문제지만 작고 전문적인 NGO들은 건강하고 다양하다. 이들의 주의·주장은 상당부분 공식기구를 통해 정부정책에 수용된다. 최근 프랑스 덴마크 등에 사회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는 등 신보수주의 경향은 NGO들의 진보적인 색채가 가미된 것이다』

―국내NGO들의 전망은.

『정부와 제도권 정당이 국민의사를 합리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부패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비해 NGO에 대한 국민신뢰는 상대적으로 크다. 또 어느나라보다도 역동적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연결된 부패고리」를 차단하는 일은 대중에 기반을 둔 NGO들의 과제이며 그들만이 해 낼 수 있다』

―70, 8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지식인으로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80년대가 「고민 과잉」이었다면 90년대는 「고민 결핍」시대다. 젊은이들은 물질적 풍요 속에 상업적 소비문화에 탐닉하고 있다. 현대사회가 갖고 있는 모든 병폐와 대결하는 청년문화가 있어야 한다. 대학은 직업과 가족의 벽을 넘어 평생을 살아갈 「삶의 주제」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삶과 주제에 맞는 NGO에 적극 참여, 방관자에서 탈피해야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누릴 자격이 있다』<정덕상 기자>

□약력

◆56년 전북 전주 출생

◆서울대 사회학과졸(80년) 연세대 사회학박사(92년)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현재)·한국산업사회연구회 연구원·한국사회과학연구소 운영위원·월간 「사회평론」 편집주간(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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