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방문 이틀째 “지키지못할 공약 않겠다”/기아 화의지지 “정부 불합리한 고집” 비판부산·경남지역 방문 이틀째를 맞은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는 4일 하루동안 2차례의 「토론회」를 갖는 강행군을 했다.
부산 MBC TV와의 토론회를 앞두고 이날 낮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한 이총재는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지역현안에 관한 소나기식 질문과 「청탁」을 받았다. 『저녁 토론회를 앞두고 잔뜩 긴장했는데, 여기서 오히려 더 어려운 이야기들을 듣게됐다』는 이총재의 말처럼 부산지역 상공인들은 이총재로선 확답을 내놓기 어려운 문제들을 주로 거론했다. 광양항 건설의 부당성, 가덕도 신항만의 조속건설, 위천공단 문제, 물문제, 부산경제에 대한 특별배려 요청, 공업벨트 발전을 위한 도로망 확충, 건설자재의 해당지역 제품구입 의무화, 자동차부품 공업지원 등이 그것이다.
한 참석자는 아예 『광양항 건설에 들어갈 돈을 부산항 발전을 위해 투자토록 해주면 표를 다 몰아줄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이총재는 그러나 이 모든 문제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공약을 화끈하게 하는게 좋다는 충고를 듣고있지만 말만 해놓고 지키지 않는 일을 할 수는 없다』고 말머리를 뗀 이총재는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것만 약속하겠으며, 이미 정부정책이 진행중인 사항에 대해선 취소한다거나 철회한다는 말을 할 수 없다』고 잘랐다.
이총재는 또 『나는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고싶고, 이것이 타후보와의 차별화』라고 말해 이날 아침 부산에서 지역현안에 관한 각종 공약을 발표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총재는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사안들에 대해선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후회하지않도록 하겠다』는 말로 지지를 당부했다. 이총재는 간담회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다음 주면 선대위가 발족하는데 최고위원 인선도 함께 할 것인가.
『반드시 같이 할 생각은 없다. 아직 같이하는 것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선대위원장 인선기준은.
『선거관리위는 선거총괄기구인 만큼 효율적 선거관리와 대선필승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계파나 지역색을 꼭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젯밤 창원 KBS토론회에서 기아사태 해결방안으로 「화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는데.
『중요한 것은 도산을 막는 것이다. 화의에 의해 회생시킬 여지가 있다면 그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법정관리나 3자인수를 고수하고 있는데.
『사태해결 방법을 찾는데 불합리한 고집을 부리는 것은 절대 금기다』<부산=홍희곤 기자>부산=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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