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비행금지구역 재침범땐 즉각 응징”미국이 3일(현지시간) 걸프지역에 항공모함 니미츠호를 급파했다. 당초 싱가포르에 들를 예정이었던 니미츠호는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일정을 취소하고 항해중이던 남중국해에서 곧바로 걸프지역으로 향했다.
니미츠호는 10일정도후면 걸프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 계획보다 2주가량 당겨지는 셈이다. 미국이 이처럼 항공모함을 급파한 것은 이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달 29일 이란 전폭기 9대가 남부이라크의 이란반군 기지 2곳을 폭격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즉각 이라크 전투기가 출격함에 따라 이란 전폭기들은 철수했지만 이로 인해 양국간 긴장이 높아가고 있다. 미국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이란이 이라크주위의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는 점이다. 91년 걸프전이후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도발을 견제하기 위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놓고 일체의 항공기가 비행하는 것을 막아왔다. 미국은 이란의 침범을 구실로 이라크가 비행금지구역을 무시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번 폭격사건후 서방의 석유값이 급등하고 있다. 전세계로 공급되는 상당량의 석유 운송항로인 걸프지역의 긴장은 3일 뉴욕현물시장의 원유가를 8개월만의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배럴당 가격이 99센트 올라 22달러76센트를 기록했다.
핵항공모함인 니미츠호는 수십대의 F18전투기를 비롯, 헬기 정찰기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여러대의 전함과 공격용잠수함의 호위를 받는 등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있다. 또 걸프지역에는 이미 미 해군5함대가 배치돼 있는 상태이다. 미국은 이번 니미츠호의 걸프지역 급파가 「이란에 대한 경고」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다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할 경우 미군전투기가 즉각 요격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영국을 통해 이란에 전달했다. 걸프지역의 긴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니미츠호 급파로 재확인되고 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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