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요구 수용땐 일이 더 실익… 촉각곤두한미 자동차협상이 미국의 요구를 상당히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경우 협상 결과에 따른 실익의 대부분은 일본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정부는 일본자동차에 대한 수입선다변화정책을 99년 해제할 방침이어서 2000년부터 일본차가 자유롭게 국내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한미자동차 협상에 대해 일본업체들이 더욱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4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한미자동차협상의 쟁점중 상당수는 미국보다는 일본자동차 업계의 한국진출을 돕는 조항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협상의제들이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미국자동차보다는 국내시장에서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갖고 있는 일제차의 한국진출을 더욱 돕는다는 것이다.
관세와 자동차세가 낮아지거나 저당권제도가 도입될 경우 이에따른 가격경쟁력은 미국차보다 일본차가 더 갖게되며 자가인증제도의 도입도 미국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쌓은 일본차의 한국시장 상륙을 촉진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안전검사의 면제기준을 높이는 문제는 미국차의 경우 실익이 거의 없는 반면 일본차의 「대량 무사통과」를 보장하게 될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이 99년부터 검사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연간 3,000대이하 수출모델의 경우 그 이상을 수출할 미국차는 거의 없는 반면 일제차는 여러 차종에 걸쳐 검사도 없이 한국에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안전검사란 연초 수출업체가 팔겠다고 신고한 모델별 차량이 일정규모 이상일 경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의 안전을 위해 안전도를 검사하는 것. 97년 규정으로는 연간 500대이상 수출되는 차량에 대해서만 검사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98년부터 1,500대, 99년부터 3,000대까지 수입되는 차에 대해서는 안전검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500대까지 검사를 면제하고 있는 올해의 경우 모델별로 연간 500대를 넘는 차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크라이슬러의 스트라투스LE나 포드의 토러스정도다. 한국에 수출하고 있는 미국의 200여 차량모델중 99년에 가서 연간 3,000대까지 팔 차량은 거의 없으나 과거 미국시장에서 한해 10만대이상 팔린 엑셀처럼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갖고있는 일제차의 경우 수입개방 즉시 상당물량 수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미국차보다는 일본차가 검사없이 마구 국내시장에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니밴을 승용차로 분류치 말고 여전히 승합차로 구분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 역시 일본차의 수입을 더욱 활성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미니밴의 수입은 올부터 이미 완전 자유화해 있는 상태다. 일본 차업계가 조심스럽게 한국시장을 접근해 현재 크게 판도를 바꾸지는 않고 있으나 대당가격 2,500만∼3,000만원짜리 일본차는 곧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게 돼 있다. 도요다 그랑비야와 하이에이스레지어스, 닛산의 라르고, 혼다 오딧세이 등이 하시라도 들어올 채비를 갖추고 있는 일본 미니밴이다.
소비자 인식개선의 경우 정부로서는 『전례가 되면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산 차의 판매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계몽활동을 펴라는 요지의 이 요구를 확대해석하면 『일본차의 한국판매에 한국정부가 나서라』는 요구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당국은 한미협상과정에서 이같은 현실을 미국측에 전달,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대응키로 했다. 당국은 또 앞으로 계속될 한미자동차협상을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의 국가별 왜곡현상을 완화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키로 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