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식민사죄땐 대가없이 수교/식량난 있지만 군은 매우 양호【모스크바 이타르타스=연합】 북한 김정일은 지난달 2일 외국 정치인으로는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올레그 쉐닌 러시아 공산당연합평의회 의장을 만나 북한과 러시아의 정세, 공산당운동, 평양과 워싱턴 및 도쿄(동경)간의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쉐닌 의장은 3일 모스크바에서 이타르타스 통신과 가진 단독회견에서 자신이 북한당국의 초청으로 북한에서 휴가를 보내던중 김정일을 평양의 거처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활력있고 목적의식이 뚜렷한 지도자라는 인상을 지닌 김정일은 북한 정치상황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으며 러시아 사정에도 정통해 있었다고 쉐닌 의장은 말했다.
그는 김정일이 노동당 창당기념일인 10일 당총비서로 선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국가주석직 승계문제는 98년 9월 북한정권수립 50주년 기념기간에 확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주석직 승계행사에는 전세계에서 많은 손님이 초청될 것이라면서 『평양은 세계 각국과 접촉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김정일은 자연스레 이들을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일이 매우 건강하고 쾌활하게 보였으며 건강악화설이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은 면담 당시 북한산 담배를 피웠고 술은 조금씩 입을 적시는 정도로 마셨다.
김정일은 북한 식량문제와 관련, 2년 연속 홍수에 이은 한발로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올해에는 옥수수 수확은 좋지 않지만 쌀작황은 양호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쉐닌의장은 자신이 염소떼를 목격한 점 등을 들어 식량문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으며 군부대 방문소감에 대해 『북한군은 매우 양호한 상황』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김정일은 미국을 적으로 돌릴 생각은 없다고 전제한 뒤 한반도문제에 대한 불간섭, 외교관계수립, 안전보장 등의 문제가 선결된 이후에야 미국과 경제적인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대일 국교정상화문제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식민통치시대에 대한 사죄를 받아내야 하며 『그이상은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고려연방제 등 통일방안과 관련해서는 『한반도문제에 외세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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